뻥 뚫린 ‘안전결제’ … 수백명 정보 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KB국민카드와 BC카드의 ‘안전결제(ISP)’ 시스템을 이용하는 수백 명이 해킹을 당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4일 밝혔다. 안전결제 시스템은 온라인상에서 신용카드로 30만원 미만의 금액을 결제할 때 사용되는 소액결제 시스템이다. 경찰과 카드사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카드사 측에서 “온라인 게임사이트에서 2~3분 간격으로 20여만원씩 20여 차례나 의심스러운 결제가 이뤄졌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190여 명이 830회에 걸쳐 1억8000만원 상당의 금전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카드사의 ISP시스템 자체가 해킹됐을 가능성보다 개인 e-메일이나 PC가 해킹돼 보관 중이던 인증서가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악성코드를 심은 e-메일이나 결제창 등을 무작위로 발송한 뒤 피해자가 이를 클릭할 경우 인증서를 빼내는 방식일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범인들은 이렇게 빼낸 인증서로 게임사이트에서 불법 결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와 BC카드의 안전결제 시스템은 e-메일 등으로 발급된 사설인증서를 통해 개인 인증을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소비자 개인의 해킹 피해로 보고 있다”며 “카드사 시스템 자체가 뚫렸다면 피해 규모가 이보다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