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예술가족 미술전 함께 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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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예술을 사랑하는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은 예술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릴 때부터 소질을 개발해 노력한다면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죠."

지난 9일부터 대구 대백갤러리에서 '작품으로 만난 삼대(三代)전'을 열고 있는 서양화가 박남희(朴南姬.53.여)경북대 교수. 이번 전시회에는 朴교수 일가족 1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양화.한국화.공예.조각.컴퓨터그래픽.섬유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1백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어머니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생일 선물로 화가 고흐의 전기를 사 주셨습니다. 서양화가였던 외삼촌은 저를 대구 달성공원과 기차역 등 야외 스케치 현장에 데리고 다녔죠.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미술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셈이죠. 이번 전시회는 세 자매를 예술가로 키워낸 어머니의 희수(喜壽)를 기념해 마련했습니다."

이들 미술가족의 1세대는 朴교수의 어머니 문욱희씨와, 文씨의 동생 대구예총 회장을 지낸 문곤(2001년 작고)씨. 어머니 文씨는 주부서예대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하는 등 서예가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여고 때인 1941년 그린 수묵담채 새(鳥) 그림을 출품했다. 朴교수와 남연(조각).선주(서양화)씨 등 세 자매는 2세대의 주축이다.

文씨의 손자 박진홍 군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다.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2년 전 찰흙점토를 소재로 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이들 외에 문곤씨의 부인 이명조(공예가)씨, 文씨의 며느리인 이화선(공예가)씨 등도 참여했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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