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뛰어든 노인의 덕(德)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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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암환자’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10년전 삼성전자를 일컬어 이렇게 중증환자라고 진단했지만, 오늘날 삼성전자는 IMF를 당당히 극복하고 최단 기간내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회사가 되었다.

이같은 삼성의 힘은 “기업이 사람이다”라는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의 인재중용 인사 철학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왕 합려에게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를 추천하여 빛을 보게 한 오자서(伍子胥, ? ~ 기원전 485년)가 간신배의 모함에 걸려 부친과 형을 졸지에 잃고, 수배령을 받아 거지 행각을 하며 도망쳐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원래 초(楚)나라의 충신인 오사의 둘째 아들로 자서(子胥)는 자이며, 이름은 원(員)이었다.

초나라 왕은 “오자서를 잡아 바치는 자에게는 5만 석의 곡식과 상대부(上大夫)의 높은 벼슬을 주겠다”고 포고문을 내리고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였다.

삼엄한 경비를 뚫고 국경 부근까지 도망친 오자서는 고기잡이 어부의 도움을 받아 강을 건너게 되었다. 오자서가 고맙다는 표시로 허리에 찬 검을 풀어 어부 노인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우리 집안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보검입니다.노인장의 은혜를 갚을 길이 없어 이 칼을 드립니다”

그러자 노인이 웃으며 거절했다.

"내 듣자하니 당신을 잡아 바치면 초왕이 상금으로 5만석의 곡식과 상대부의 벼슬을 내린다했는데, 그것도 탐하지 않는 내가 어찌 당신의 보검을 받겠소. 칼은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이지, 나에게는 전혀 소용이 없소.”

오자서는 노인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얼마만큼 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간곡히 부탁했다. “만일 뒤쫓아오는 군사들이 있거든, 노인장께서 나의 종적을 누설하지 말아주시오” 그런데 노인이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그대에게 덕을 베풀었건만, 그대는 나를 믿지 못하는구려. 만일 뒤쫓는 군사에게 그대가 붙들리기라도 한다면 내가 제 아무리 변명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차라리 이 목숨을 버려 그대의 의심을 풀어드리리다.”

노인은 말을 마치자마자 강 속으로 뛰어들어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그제서야 오자서는 눈물을 쏟으며 탄식했다. 자신의 사소한 의심이 노인의 죽음을 가져온 것에 대해 깊은 후회를 했다 이후 오자서는 사람을 대할 때 상대를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장점을 찾아내 칭찬하면서 사귀어 훗날 오나라의 정승이 되어 숱한 인재들을 왕에게 천거했다.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즉, 오자서는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라는 말을 실천하여 정승까지 올라 정치가로서 이름을 날렸다. .

중국 사서 송사(宋史)에 나오는 “의심 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는 뜻을 오자서의 마음에 새기게 한 노인의 덕(德)이 삼성 이병철스쿨의 수제자인 이건희 회장에게까지 이어져 오늘날 세계속의 삼성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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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뉴스 대표이사 김 영 학 기자 kyh6384@hanmail.net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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