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월드컵구장 개장

중앙일보

입력

부산 월드컵경기장이 오는 16일 문을 연다. 다섯번째로 개장하는 월드컵 경기장이다.

부산 월드컵구장은 겉과 속이 다르다.

겉에서 볼 때는 그린에 반쯤 파묻혀 위쪽이 잘려나간 골프공처럼, 또는 몽골 초원의 유목민 텐트 '파오' 와 비슷하다. 하지만 진입로를 지나 경기장 안에 들어서면, 초록빛 잔디와 자줏빛 육상트랙에 눈이 시리다. 떠오르는 태양과 넘실거리는 물결을 연상시키도록 배열된 관람석 의자의 오색도 현란하다. 주조정실에서는 국내 최대 크기 (32.54×9. 8m) 라는 경기장 전광판 시운전이 한창이다.

내년 한국 대표팀의 예선 첫 경기가 열리는 6월4일 오후 8시30분이 되면 온국민의 눈과 귀가 이곳에 집중될 것이다.

부산의 상징은 바다다. 파도의 출렁이는 모습이 최고높이 54.9m인 지붕과 기둥에 담겼다. 세계로 통하는 '사 (4) 통팔 (8) 달' 의 도시라는 의미에서 48개가 세워진 기둥은 통념을 깨고 53도의 경사각을 이루며 곡선으로 휘어져 있다. 마치 밀려드는 파도를 세로로 잘라놓은 단면 같다. 유리섬유에 테프론 코팅을 한 반투명막의 지붕은 파도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이다.

16일 오후7시에는 개장 기념경기로 한국대표팀과 나이지리아의 2차 평가전이 벌어진다.

부산 =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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