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뛰어넘는 신종테러 충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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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다양한 테러의 공격 유형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

1999년 3월 사이버 공간에서 한국테러리즘연구소(http://www.terrorism.or.kr)를 설립해 운영 중인 최진태(36)소장은 테러리즘에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전세계가 분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까지 각국 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앞서 나가기는 커녕 그들이 사용해 알려진 공격 유형에 대처하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허둥대고 뒷북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단편적이고 대증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번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비행기가 충돌.폭발한 것도 항공 테러리즘의 새로운 유형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다.

崔소장은 "지금까지 항공 테러리즘은 항공기 납치나 공중폭파 등이 대표적이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항공기를 납치해서 공격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형태" 라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사의 흐름에서 소외되고 국내적으로는 지배계급의 피동적 객체였던 제3세계 민중이 정치적 독립을 달성하고 근대화 과정에서 야기된 박탈감의 돌파구를 폭력에서 찾고 있다" 고 분석했다.

기대치와 현실 사이의 불일치, 즉 상대적 박탈감을 이기지 못할 때 마지막 수단으로 테러리즘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간 경제 불균형으로 남북문제가 심화됨에 따라 테러리즘이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가의 문제해결을 위한 정당한 수단이라는 시각이 강화된 것도 테러리즘 발생을 부추기는 한 원인으로 꼽힌다.

崔소장은 "테러리즘의 기원은 2백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 말했다. 1793~94년 프랑스 혁명 기간에 공포정치와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이 시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테러리즘은 20세기 들어서 식민제국에 대항하는 민족운동의 일환으로 의미가 바뀌는 등 정의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적인 테러 단체는 10여개. 1974년 조직된 ANO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과격 단체인 하마스도 유명하다.

崔소장은 "테러리즘은 국제평화는 물론 인류의 고귀한 인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존재인 만큼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순천대 행정학과 강사로 있다.

김상우 기자 sw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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