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청사’ 오명 벗자 전북도청 실내 18도로 에너지 절약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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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2005년에 건립된 전북도청은 지상 18층에 연면적 8만5900㎡ 규모로 직원 1200여 명이 상주하고 있다.

건물이 크고 넓은 데다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져 ‘호화 청사’라는 지적을 받은 전북도청의 직원들이 에너지 절약에 발벗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전북도는 28일 불필요한 전등 끄기, 내복 입기, 엘리베이터 사용 자제 등 10가지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내복을 입고 무릎담요를 사용하고 털실내화를 착용해 체감온도를 3도가량 올림으로써 실내온도를 18도로 유지하기로 했다. 몰래 사용하는 개인용 전기난로 등 전열기는 순찰을 통해 적발한다. 점심시간이나 야근 때 사용하지 않는 형광등·컴퓨터·복사기 등의 전원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출입문이나 창문 닫기를 권장했다. 회의실 등은 회의가 끝나는 즉시 불을 끄도록 했다.

 전북도가 ‘에너지 10대 절약운동’에 적극 나선 것은 전력수급난에 대비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호화 청사 논란에 휩싸여 교부세 삭감(2007년 32억원) 등 정부로부터 페널티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상 18층, 지하 2층, 건축 연면적 8만5900㎡인 전북도청사에는 120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전북도는 대강당을 주민편의시설인 공연장으로 용도 전환하고 본관에 도민을 위한 도서관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올 2월에는 행안부의 ‘에너지 절약’ 수범사례로 뽑혀 14억원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전북도청의 에너지 절약 운동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 직원은 “난방기 가동이 안 되는 시간대와 퇴근 이후에는 너무 추워 제대로 일할 수 없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또 다른 직원은 “전기 사용량이 많은 계절에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센티브도 받는 만큼 약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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