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전명원 작가

[전명원의 일상의 발견]이것은 눈이 마음에게 전해주는 이야기입니다. 낯선 여행지, 오래되거나 새로운 것들, 인상 깊었던 작품...살아가면서 보는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찾아가는 길이나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해드리지는 않아요. 그런 정보는 이미 인터넷에 차고 넘치거든요. 친절한 안내는 없지만, 낯설거나 익숙한 혹은 특별한 것들을 볼 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소소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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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오래]물위를 걷다…영랑호 한복판서 바라본 설악산 줄기

    [더오래]물위를 걷다…영랑호 한복판서 바라본 설악산 줄기

    여행자에게 요즘 영랑호는 영랑 호수 윗길로 먼저 다가온다. 아쉬운 점은 푸른 호수를 따라 영랑 호수 윗길 다리를 향해 걷다 보니 흉물스러운 폐가가 더러 보인다는 것이었다. 영랑 호수 윗길 다리를 건너 호수를 가로지를 수 있다.

    2022.02.07 11:00

  • [더오래]내돈 내고 걷는 ‘삼주만 해볼까 챌린지’

    [더오래]내돈 내고 걷는 ‘삼주만 해볼까 챌린지’

    만보 걷기, 책 읽기, 심지어 쓰레기 줍기 챌린지도 하니 바야흐로 챌린지의 시대인지도 모를 일이다. 작년 1월 세탁기까지 얼려버리던 강추위 속에서 만보 걷기를 시작한 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겨울에 시작하는 것과 시작한 이후 다시 겨울을 맞는 느낌이 달랐다.

    2022.01.24 11:00

  • [더오래]가로등이 하나둘씩…오후 5시에 하는 산책 맛

    [더오래]가로등이 하나둘씩…오후 5시에 하는 산책 맛

    이렇게 늘 무얼 해도 아침 일찍 시작하는 사람에게 오후란, 돌아오는 시간이고 마무리하는 시간이지 시작하는 시간은 아니었다. 나의 산책 코스는 대로를 사이에 두고 타원형으로 도는 형태인데, 그렇다 보니 같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갈 때와 올 때가 사뭇 다르다. 집이 점차 가까워오면서, 주변도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2022.01.10 11:00

  • [더오래]친구와 송년 시간 가졌던 용주사의 겨울 한낮

    [더오래]친구와 송년 시간 가졌던 용주사의 겨울 한낮

    초중고를 다닐 동안 융건능과 함께 용주사는 여러 차례 소풍의 단골 장소였다. 그렇게 초중고를 지나오는 동안 여러 번 왔지만, 단체로 오는 소풍이 뭐 그리 대단하게 재미있을 것도 아니었으니 딱 그만큼의 감상만이 남았다. 오히려 근래 들어 근처의 융건능이며 용주사는 정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다룬 일련의 드라마나 영화로 인해 유명세를 탄듯하다.

    2021.12.27 11:00

  • [더오래]바다 건너 언니와 얼굴 마주보며 안부 나누는 세상

    [더오래]바다 건너 언니와 얼굴 마주보며 안부 나누는 세상

    나는 궁평항의 피싱 피어를 보면서 오래전 언니와 갔던 산타모니카의 피싱 피어를 생각했다. ‘바다 건너편에 내 고향이 있다’라는 기분은 나에게 있어선 ‘바다 건너편에 내 유일한 혈육인 언니가 살고 있다’라는 것과 조금은 비슷했으니 말이다. 궁평항의 피싱 피어를 걸어볼 수는 없었지만 입구에 서서 길게 이어지는 피싱 피어와 반짝이는 먼바다를 바라보았다.

    2021.12.13 11:00

  • [더오래]3시간에 만원…나무향기 가득한 숲속 나만의 서재

    [더오래]3시간에 만원…나무향기 가득한 숲속 나만의 서재

    도서관 이용과 별개로 숲속 개인실을 오전 또는 오후, 세 시간에 만원의 별도 이용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다. 매월 1일에 다음 달의 예약을 받는데 경쟁이 치열하므로 중간에 취소 자리가 나야만 한다. 그렇게 걸어서 푸른숲 도서관에 도착했고, 내가 예약한 산수국 방의 열쇠를 받아 들고 문을 열었다.

    2021.11.29 11:00

  • [더오래]런던 전철역 아케이드서 피아노 치던 남루한 할아버지

    [더오래]런던 전철역 아케이드서 피아노 치던 남루한 할아버지

    아직 동이 트지 않은 검푸른 빛의 시골 마을 골목길에서 유키 구라모토가 연주하고 있었다. 피아노 소리를 따라갔을 때, 아케이드의 넓은 통로 한가운데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었고,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가 연주하고 있었다. 유키 구라모토의 DAWN 연주 영상을 다시 보았다.

    2021.11.15 11:00

  • [더오래]하루 백보에서 만보로 늘리니 보이는 원천리천 풍경

    [더오래]하루 백보에서 만보로 늘리니 보이는 원천리천 풍경

    결국 한 덩치 하는 개를 엄마가 머리에 이고 천변을 산책했다. 그날, 개를 머리에 이고 가는 엄마의 사진은 오래도록 엄마 핸드폰의 배경화면이었다. 엄마가 개를 머리에 이고 걷던 그 원천리 천변을 혼자서 걷기 시작했다.

    2021.11.01 11:00

  • [더오래]계방천에 ‘멸종위기’ 열목어가 돌아오는 그날이 오면

    [더오래]계방천에 ‘멸종위기’ 열목어가 돌아오는 그날이 오면

    나에겐 그 계방천이 봄가을이면 매주 찾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사람도, 차도 드물게 지나가는 그 물길에서 낚시할 때엔 마치 다른 세상에 와있는 것 같았다. 큰바람이 불 때엔 마치 산 전체가 일렁이는 것만 같았다.

    2021.10.18 11:00

  • [더오래]종로서적 앞 ‘만남의 장소’…아련했던 광화문 추억

    [더오래]종로서적 앞 ‘만남의 장소’…아련했던 광화문 추억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대웅전에서 끊임없는 스님의 독경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의 간절한 기원이 담긴 스님의 독경 소리가 밤 공기 사이로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경건하게 대웅전 앞마당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었다. 밤의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참 오래도록 스님의 독경 소리를 들었다.

    2021.10.04 11:00

  • [더오래]수원 화성의 성곽길 걸으며 넘나든 과거와 현재

    [더오래]수원 화성의 성곽길 걸으며 넘나든 과거와 현재

    어렸을 때 우리는 ‘팔달산’이라는 멀쩡한 이름을 놔두고 늘 ‘팔딱산’이라고 불렀다. 수원 토박이가 ‘남문’이라 부르던 곳은 이제 ‘팔달문’이라는 정식 호칭이 더 익숙하지만, 아직도 흔하게 튀어나온다. 수원 화성의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어쩐지 과거와 현재의 경계선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021.09.20 11:00

  • [더오래]동네 공원서 돗자리 깔고 도시락 까먹는 날 언제 오나

    [더오래]동네 공원서 돗자리 깔고 도시락 까먹는 날 언제 오나

    이제 아이는 자라서 성인이 되었고, 우리와 함께 열아홉 해를 살았던 강아지는 무지개다리를 건넌지 오래된 세월이다. 버스가 도착하고 결혼 후 처음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했던 그 날, 새색시였던 나는 손을 흔들고 버스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봤다. 그날이 오면, 도시락을 싸 들고 돗자리를 챙겨서 공원 벤치로 소풍을 떠나봐도 좋겠다.

    2021.09.06 11:00

  • [더오래]십년 후에도 백련지 연꽃 보면 가슴 두근두근거릴까?

    [더오래]십년 후에도 백련지 연꽃 보면 가슴 두근두근거릴까?

    거대한 푸른 연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땅에 떨어지는 것도, 물에 떨어지는 것도 아닌 그 소리를 한참 듣는 동안 몸이 젖어버려, 백련 카페로 뛰어들어가 연잎 라떼를 한잔 들고 저수지를 다시 보았다. 진흙탕에서도 깨끗하고 고운 연꽃을 피워내듯 살 자신은 없지만, 또다시 십년 후쯤에도 저수지를 메운

    2021.08.23 11:00

  • [더오래]“뭐지, 이 현실감은”게임 친구의 ‘가상 언약식’ 가보니

    [더오래]“뭐지, 이 현실감은”게임 친구의 ‘가상 언약식’ 가보니

    그 이후 가장 오래 했던 것은 '야채부락리’라는 게임이었다. 딸이 출근한 오후에 나 혼자 접속을 하면 그 친구들이 먼저 찾아왔다. [더오래]"지금이 가장 소중하지요"고요한 아침 절서 만난 스님 [더오래]먼훗날 미소와 함께 추억할 라벤더 속 보라빛 하루 [더오래]포천 산사원 먼지 묻은 술독 사이를 걸으며

    2021.08.09 11:00

  • [더오래]“지금이 가장 소중하지요”고요한 아침 절서 만난 스님

    [더오래]“지금이 가장 소중하지요”고요한 아침 절서 만난 스님

    "한 방울의 물이 수면에 떨어지면 파장이 생겼다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지금이 가장 소중하지요. 지금 보고, 지금 듣고, 이렇게 어딘가를 다닐 수 있는 지금이 가장 감사한 겁니다". 연못 위를 한 바퀴 돌게 되어있는 나무 다리를 조심스레 디뎌가며 걸었다. 수선사 연못을 다시 한 바퀴 돌고 내려오도록 그 아침에 아무

    2021.07.26 11:00

  • [더오래]먼훗날 미소와 함께 추억할 라벤더 속 보라빛 하루

    [더오래]먼훗날 미소와 함께 추억할 라벤더 속 보라빛 하루

    ‘그해 고성에 라벤더가 가득이었잖아’라고 먼 훗날에도 미소와 함께 추억할 하루 말이다. 꽃밭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나는 그만 꽃밭에서 나와 벤치에 앉아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고성의 라벤더를 보며 몇 해 전 삿포로의 라벤더와 함께한 하루를 떠올린다.

    2021.07.12 11:00

  • [더오래]포천 산사원 먼지 묻은 술독 사이를 걸으며

    [더오래]포천 산사원 먼지 묻은 술독 사이를 걸으며

    길을 잃었고, 배가 고파 밥이나 먼저 먹자고 식당을 찾던 눈에 우연히 산사원 표지판이 들어왔다. 그리고 우연히 산사원에 들어가 시중에선 팔지 않는 생주를 몇 병 사 들고 신이 났던 우리의 옛 추억이 거기 있었다. 그마저도 자주 보기 힘든 시간을 지나고 보니, 우리가 지나온 세월만큼 다들 멀리 있는 듯하다.

    2021.06.28 11:00

  • [더오래]아파트 살이 편하지만 그래도 그리운 어릴 적 옛집

    [더오래]아파트 살이 편하지만 그래도 그리운 어릴 적 옛집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요즘 아이도 어른이 되고 나이를 먹으면 주택이 그리울까, 아니면 아파트가 그리울까 생각한 적이 있다. 정원을 가꾸는 취미나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주택이 그리운 이유는 어쩌면 어려서 살았던 곳이 주택이어서 아닐까 하고 말이다. "언제 한번 놀러 와, 우리 집에!" .

    2021.06.14 11:00

  • [더오래]송어 낚시하며 흐르는 물과 얘기 나눈 계곡의 하루

    [더오래]송어 낚시하며 흐르는 물과 얘기 나눈 계곡의 하루

    주로 가는 강원도의 계곡에는 무지개 송어가 살고, 내가 '늠름한 나무'라고 이름 붙인 멋진 나무가 있고, 번개라는 이름을 가진 순한 얼굴의 커다란 개가 산다. 어쩐지 그 '늠름한 나무'에겐 반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아 항상 공손하게 인사했다. "잘 지냈나요, 늠름한 나무님?" "내년 봄까지 잘 지내요, 늠름한 나무님!" .

    2021.05.31 11:00

  • [더오래]매일 만보 걷기…변화무쌍한 ‘생물’ 동네의 발견

    [더오래]매일 만보 걷기…변화무쌍한 ‘생물’ 동네의 발견

    우연히 지구 반대편의 언니와 ‘만보 걷기’를 시작했다. "걷고 싶어지는 길이네! " 나도 그 길을 걸을 때면 늘, 언니와 함께 걷고 싶다고 생각한다. 서로 지구 반대편 오전의 햇살과 저녁의 노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오전의 햇살과 저녁의 노을 속을 걷고 싶다고 말이다.

    2021.05.17 11:00

  • [더오래]해남 땅끝마을, 그곳은 끝일까 시작일까

    [더오래]해남 땅끝마을, 그곳은 끝일까 시작일까

    따지고 보면 해남에는 미황사, 대흥사 같은 아름답기로 소문난 오래된 절도 있고, 고구마로도 유명한데 늘 해남은 땅끝마을이 먼저 떠오르니 말이다. 서울은 더 이상 서울이 아니고, 땅끝은 더 이상 땅끝이 아니다. 사는 일도 비슷해, 고개 하나를 넘었구나 싶으면 또 다른 고개가 나타나기도 하고, 이제 겨우 끝냈구나 싶

    2021.05.03 11:00

  • [더오래]동백 떨어지던 봄날, 시간이 멈춰섰던 백운동 정원

    [더오래]동백 떨어지던 봄날, 시간이 멈춰섰던 백운동 정원

    백운동 정원 화살표가 있는 작은 표지판은 더 이상 차가 갈 수 없는 그 차밭을 향하고 있었고, 입구엔 커다란 건물이 지어지고 있어서 그 앞에 서서 잠시 고민했다. 유레카를 외치며 내려가는데 금방 보일 줄 알았던 백운동 정원은 보이지 않고 끝없이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대숲과 동백숲길이었다. 평일의 백운동 정원엔 사

    2021.04.19 11:00

  • [더오래]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더오래]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할머니들은 다 알아요, 사는 게 뭔지. 날씨가 궂은 날에도 맑은 날에도". 사실 할머니도, 젊은 사람에게나 할머니이지 자신에겐 할머니가 아니니 사는 게 뭔지 할머니 자신도 모를 수 있는 것이다.

    2021.04.05 11:00

  • [더오래]친구의 도피 결혼, ‘대프리카’…스토리 풍성한 대구

    [더오래]친구의 도피 결혼, ‘대프리카’…스토리 풍성한 대구

    예전 아주 오래전 동성동본 혼인 금지 시절 친한 친구는 동성동본 아가씨와 사랑을 했고, 반대하는 부모를 피해 연고 하나 없는 대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친구 부모가 아는 날엔 참석한 우리도 모두 불려 가게 생겼구나 웃었지만 범죄를 공모하는 스릴도 있었고, 영화 한 편 찍는 것 같은 로맨틱함도 느꼈던 이십 대의 일

    2021.03.22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