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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작가2명 짧은소설집 동시출간
짧은 소설이 소설의 중심권으로 들어오고 있다.흔히 콩트.장편(掌篇)소설로 불리며 원고지 10~20장 분량으로 가볍게 발표되던 짧은 소설들이 올해들어 「엽편(葉篇)소설」이란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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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2부 불타는 땅 떠난 자와 남은 자(19) 고승호였다.광부들이 집단으로 시위를 할 때,앞장을 서기는커녕 숙사 안으로 피해들기가 일쑤였던 그였다.다만 말을 해야 할 때는 늘 앞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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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2부 불타는 땅 새들은 돌아오지 않았다(5)『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저 사람들 끌고 나가서 해야 할 일도 쉬운 게 아닙니다.』 『자네한테 뭘 숨기겠나.솔직히 말해서…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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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2부 불타는 땅 꽃잎은 떠 물 위에 흐르고(25) 흘끗 태수는 뒤를 돌아보았다.무슨 놈의 잠꼬대를 저렇게 한담.스무명 쯤만 덮치면 배 하나 끌고 나가기는 어렵지 않으리라.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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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2부 불타는 땅 비내리는 나가사키(17) 창밖으로 집들이 보이기 시작하고,이내 거리가 빗발 속으로 모습을 드러냈다.나가사키였다. 갑갑한 가슴을 달래기라도 하려고 지상은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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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1부 불타는 바다 떠난 자와 남은 자(49)남은 밥을 먹고앉아 있는 길남의 옆에서 윤씨가 떠들고 있었다. 『남편은 두레박이고 마누라는 항아리 아닌가?세상살이가 다 그렇게 짝이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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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셈은 딴데 있어
『Come over for a couple of beers,Harry?』 『Can't today.McDougal's playing in the Club Tournament.』 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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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1부 불타는 바다 땅끝에 선 사람들(61) 자식 길러서 덕보자고 한 일 아니었다.할 수 있는한 사람의 도리를 다하려고 했을 뿐이었다. 치규는 눈녹기 시작하는 들판을 바라본다.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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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1부 불타는 바다 더 먼 곳을 향하여(14)『그러고 보면 문씨 말,그것도 말은 되네.』 『자네가 무슨 황희 정승인가.이것도 말 된다,저것도 말 된다.』 『내 황희 정승은 그림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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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1부 불타는 바다 더 먼 곳을 향하여(9) 그 위에 하나가덧씌워진 것이,그가 도둑질만 한 것이 아니라 집을 지키던 일본여자들에게도 손을 댔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시작된 소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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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탓이오 病
어떤 사람이 양쪽 귀에 붕대를 감고 길을 가다 친구를 만났다.그 친구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어쩌다 귀에 상처를 입었느냐고물었다.『집에서 다림질하다 뜨거운 다리미를 전화기 옆에 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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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도순 과일바구니 주고받고
입춘도 지났건만 설밑 추위는 여전해 손이 곱는다.까마득한 산등성이에는 여기저기 희끗희끗한 눈이 덮여 있다. 때이르게 앞머리가 벗겨진 김만복 사장은 마누라가 뜨개질해준 감색 털실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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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1부 불타는 바다 탈출(13)『뭔가 했더니,또 그 얘기로구먼.』 『저 입에서 나오는 소리하고는….에이,경상도 말로 통숫간이 뭔지 아나?뒷간이다.세상에 아니 구린 통숫간이 없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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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배미 자고 밭도 자고 길도 잠들고
둥지가 얼마 안 남은,깐으로는 여전히 푹한 날씨였다.그러나 우리 동네 이풍호(李豊鎬)는 푹한 날씨와 남남으로 속이 여간 폭폭하지가 않았다.아침부터 아내하고 자그락거리다가 나온 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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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뜨고 해는지고
제1부 불타는 바다 어머니,어머니(13)강 건너에 그녀가 있었다.이쪽이야 이쪽이야,아무리 불러도 아내가 탄 배는 건너오지를 않았다.그러다 잠이 깨었었다. 왜 그런 꿈을 꾸었을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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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월 문학」의 가시밭길|광주항쟁 작품화
『진달래꽃이 피었는디 진달래꽃이 피었는디 아가 무신 잠이 이리도 깊으냐 십 년 넘은 바위 잠이 어디있느냐 아이고 다리 패던 허망한 숲 그늘 길 끈적하게 타오르는 저 먼 분홍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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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중앙문예」단편소설 당선작
나흘째로 접어드는 단식이었다. 단식이 시작될 듯한 조짐은 물론, 옮긴지 두 달이 지나도록 방치해온 이삿짐을 새삼 제자리에 놓으며 부산을 떠는 어머니의 심상찮은 눈길에서 이미 드러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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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늘푸른 소나무-제2부 세속
말라도 너무 마른 북어라는 간수의 말에, 236번은 자기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비듬이 허옇게 말라 붙은 종아리는 뼈에 가죽을 싼 듯 살점이라곤 없었고, 정강이뼈는 가죽을 찢고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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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처가와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일 하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박병진씨댁 안방. 조촐한 술상을 앞에 놓고 3명의 동서들이 연초 휴가여행 얘기로 꽃을 피우고있다. 『지난번에 보니까 자네 스키 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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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드라이버
토요일 하오3시 경부고속도로로 톨게이트-. 서울을 빠져나가는 자동차의 행렬이 6차선 도로를 꽉 메워 제3한강교까지 이어진다. 고속버스·화물트럭은 홍수에 잠긴 들판의 가로수처럼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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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예산
자네 그동안 통 불수가 없더니만 뭐 좋은 수가 있었나부지? 그런데 술한잔쯤은 사야하는거지 친구좋다는게 다 뭔가? 좋은 수가 있었다면야 이런 대폿집에서 자넬 만나겠나? 돈은 없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