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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이름 붙일 수 없는 큰 물건이 돼라”
고진하 시인 세상의 존재들은 모두 이름이 붙어 있지. 으뜸의 존재라는 신들도 이름이 있지. 브라흐만이니 야훼니 붓다니 알라니 하는 호명은 사실 이름 붙일 수 없는 큰 물건에 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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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거룩한 낭비
고진하 시인·목사 적설 20㎝, 폭설이다. 털 장화를 꺼내 신고 우선 마당과 집 앞의 도로에 길이라도 내려고 넉가래를 들고 나선다. 함박눈 덮인 도로엔 동네 작은 개들이 몰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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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우리가 궁금해하는 미래는 오늘에 달려 있다”
고진하 시인 혼란한 때일수록 점집은 문전성시라지! 점괘에 나타나는 길흉화복에 웃고 울기보다는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감으로써 내일의 희망을 싹틔워야 하네. 꽃 피우는 공력 없이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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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포옹 이외에 종교는 없다”
고진하 시인 시인 정현종의 잠언. 으뜸의 가르침으로 불려온 종교가 아직 살아 있는가, 라고 시인은 묻는 듯싶네. “너무 힘들어요. 날 좀 안아주세요.” 예수나 붓다는 이런 약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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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덧셈은 시시하다, 뺄셈은 짜릿하다”
고진하 시인 생태영성가 더글러스 러미스의 말. 아무 생각 없이 자원을 낭비하는 물욕의 덧셈은 지구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적게 먹고 적게 쓰는 생활의 간소화와 몸에 밴 절약의 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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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하루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고귀한 예술”
고진하 시인 여명이 밝아오고 새들이 우짖기 시작하면 하루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네. 생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를 하루. 잠을 털어내려 날개를 파닥거리는 새들처럼 깨어 있음이 곧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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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마음의 폐허는 귀중한 보화를 품고 있다”
고진하 시인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은 꽃과 열매만 탐한다네. 꽃과 열매의 원천인 존재의 뿌리를 망각한 채. 그렇게 살다가 질병이나 불행, 큰 시련에 직면하면 그 마음은 거미줄과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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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가벼운 삶을 향한 상승의 미학
고진하 시인·목사 며칠 여행을 다녀왔더니, 대문을 열어주는 옆지기의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하다. 무슨 좋은 일이 있었냐고 물으니 그녀는 다짜고짜 내 손을 잡아끈다. 거실로 순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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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희열을 추구하면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고진하 시인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잠언. 당신에게 희열을 느끼게 하는 일이 있다면 요리조리 따지지 말고 혼신을 다해 밀고 나가라는 것. 그가 말하는 ‘희열’이란 온전하게 현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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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난 씨앗을 닮은 사람이길 바란다”
고진하 시인 『토지』의 작가이며 손수 농사일을 즐겼던 박경리의 고백. 소농을 꾸리는 나 또한 농사일을 소중히 여겨 가을이면 씨앗을 모으고 봄이면 씨앗을 뿌린다네. 한 톨의 씨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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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겸손은 신을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와 같다”
고진하 시인·목사 거실에서 청소기를 돌리다 보면 성공회 신학자인 매튜 폭스의 이 잠언이 떠오르네. 신과의 깊은 접속을 안내하는 강렬한 현대적 비유지만 겸손에 이르는 과정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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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진정한 스승은 유리처럼 투명하다”
고진하 시인 세상에는 가짜 스승과 지도자들이 하늘의 별보다 많다. 권력과 자본을 등에 업고 물질적 이익을 취하기에 여념이 없으면서 ‘영성’을 들먹이는 지도자는 의심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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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시와 기쁨의 원천, 야생의 소리
고진하 시인·목사 시월에 들어서며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추워져 구들방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엊그제도 장작을 아궁이에 밀어 넣고 따뜻한 기운을 즐기며 불멍을 하고 있는데, 부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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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비단을 건지려면 누에는 죽어야 한다”
고진하 시인·목사 엘리프 샤팍의 소설 『사랑의 법칙 40가지』에 나오는 명구. 나는 농업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누에를 길러 보았네. 뽕잎을 먹고 넉 잠을 자고 난 누에는 비단실을 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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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마음의 상점 문을 닫고 쉬어라”
고진하 시인·목사 우리의 마음을 상점에 비유한 수도자가 있네. 자기 영혼에 큰 이득을 가져다주지도 않은데, 왜 24시 편의점처럼 항상 마음의 문을 열어 놓고 사느냐고. 그렇게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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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
고진하 시인 수지침 공부를 할 때 스승에게 귀가 닳도록 들은 경구. 몸이 아픈 건 몸의 어딘가가 꽉 막혀 있기 때문이고, 몸의 아픔이 해소되는 건 그 막힌 곳이 뻥 뚫리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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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모든 씨앗 속에는 숲의 약속이 들어 있다”
고진하 시인 나눔은 작은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고 하네.(디팩 초프라) 신이 선물로 준 소유를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것은 씨앗 속에 깃든 숲의 약속처럼 반드시 수천 배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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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우주만물은 ‘서로 안에’ 있다
고진하 시인·목사 적적한 시골이라 누가 찾아오면 귀인을 만난 양 반갑다. 며칠 전 대문 열리는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귀농한 젊은 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시금치 한 단을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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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그대 생각이 장미면 그대는 장미원이다”
고진하 시인 페르시아 시인 루미의 시구.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고? 그대 생각이 장미가 아니라 남을 찌르는 ‘가시나무’일 수도 있다. 그러면 그대는 ‘아궁이 속 땔감’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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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침묵 속에서 보낸 하루가 달다”
고진하 시인 하루를 돌아보면, 전화 한 통화 못 받은 날도 있네. 뭐야, 세상이 날 잊은 거야? 전 같으면 불안한 맘으로 투덜댔겠지만 종일 평상심이 흔들리지 않았어. 오히려 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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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대지의 산물을 하늘의 선물로 볼 수 있다면”
고진하 시인 갓 쪄낸 쑥버무리처럼 풋풋한 젊은 농부 경수씨와 난 밭에서 뜯은 푸성귀를 서로 나눠 먹는다네. 환한 미소를 섞어 자기가 수확한 것을 주고받는 동안 그것을 상품으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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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숨 쉬는 한 나는 희망한다”
고진하 시인 오래된 라틴어 격언. 폭염을 피해 서늘한 숲길을 걷다가 집안으로 들어서니, 마당 수돗가에는 집안의 그릇이란 그릇은 모두 나와 있었다. 그릇마다 찰랑찰랑 물이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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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묵상] “꿀벌은 슬기로운 삶을 일깨우는 스승이다”
고진하 시인 꿀벌은 꽃을 순례하며 화밀을 채취하지만 조금씩만 채취한다네. 봄에 산나물 뜯으러 다니는 이들이 나물 뿌리까지 뽑아버리는 툽상스런 짓을 서슴지 않는 경우와는 아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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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어머니 지구’에 대한 예의 회복
고진하 시인·목사 “하늘이 쾌청하고 공기가 맑아지니 이제 숨 좀 쉴만 하구나.” “그래, 이번 돌림병 사태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건 바이러스가 지구를 살리는 백신이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