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리스트 장한나 첫 소품집 '백조' 내놔
협주곡이 장편소설이라면 소품은 음표로 써내려간 한 편의 시다. 짧은 곡이라 듣기에는 수월하지만 농밀(濃密)한 정서를 압축해 담아낸 만큼 연주자로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첼리
-
가을 나들이 3탄 - 서울 밟고 올라서기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이나 63빌딩 전망대에 오르면 무엇을 제일 먼저 찾아보는지? 기자의 경우는 1.우리집(보이지도 않지만 그 근처 건물 하나라도 발견하면 왜 이리 기쁜지...)
-
스물 여섯번째 편지〈이런 꿈들〉
밤에 다시 당신과 길을 떠납니다. 내 전화에 당신은 급히 배낭을 꾸리고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입고 차를 점검합니다. 음식점에서 만나 돌솥밥을 먹습니다. 그게 아무리 잠시라도 집을
-
엔존이 고른 한 주를 여는 책들
Joins.com 오현아 기자 도시 생활의 숨막힐 듯한 긴장감에서 벗어나 산으로, 바다로 무작정 떠나는 계절입니다. 상황이 녹녹치 않다면 시원한 대나무 돗자리에 누워 책의 세계로
-
[무더위 씻겨줄 깊은 산속 맛집]
불볕더위.찜통더위.열대야…. 밥 한끼 먹는 일도 귀찮을 정도로 더운 한여름을 일컫는 말들이다. 떨어진 식욕을 살리기 위해 시원한 국수나 고단백 영양식도 좋지만 깊은 산속이나 계곡에
-
세번째 편지
새벽에 일어나 찬 물을 마시고 사슴을 보러 갑니다. 여기서 차를 몰고 가면 한 시간이면 그가 있는 곳에 닿을 수 있습니다. 꿈에 또 그가 우는 소리를 듣고 깨어나 곰인형처럼 새벽이
-
[중앙 시조 백일장] 초대시조 '상록의 섬 하나'
◇ 상록의 섬 하나 저 강설(降雪)의 수평 위 섬 하나 자라고 있다 나그네새 울음 같은 느낌표 종종 얹혀질 뿐 누구도 물및 뿌리는 헤아리질 않는다. 먹먹히 동백 송이 넘나드는 파도
-
[2000년 신춘중앙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오영섭 '조롱' (2)
차를 몰고 가다가 낯선 길에 접어들었을 때는 일단 브레이크를 밟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정상이다.나는 나의 느닷없는 이탈과 그 이탈을 일으킨 자력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
허형만 10번째 시집 '비 잠시 그친 뒤' 출간
"저리 빛날 수도 있구나 한 삶을 살고 나서 마침내 얻어지는 저 하얀 뼈 몇 개 깊은 산 삭정이 부러지듯 우리네 꿈도 사랑도 어느 날 문득 소리 없이 무너져내리면 그리하여 살아왔던
-
[늦가을 가족나들이 가볼만한 곳]
입동도 이틀이 지났다. 절기로만 따지면 벌써 겨울이다. 가뜩이나 짧은 가을이 더욱 짧게 느껴진다. 노적가리만 남은 황량한 들판에는 가으내 '훠이훠이' 참새를 쫓던 허수아비가 전설처
-
[고은의 하버드편지] 3. 남자-여자 평등은 진정한 삶의 시작
요즘 나는 어떤 종류의 거대담론도 사절합니다. 세계를 함부로 이름짓는 행위의 결말은 자주 그 허구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여러 지역에서 눈 뜨고 있는 이름 없는 상상력의 발
-
은은한 태고의 신비 한폭의 수채화-청송주왕산 주산지
새들의 청아한 울음소리가 숲속의 어둠을 밀어낸다. 물속에 잠긴 30여그루의 왕버드나무가 모습을 드러내면 주산지 (注山池. 경북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에도 아침이 찾아온다. 물에 비친
-
'어린 거장'장한나 첫 국내순회 독주회
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 (16) 양이 오는 20일부터 7월4일까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처음으로 국내 순회 독주회를 갖는다. 장양은 국내에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라스칼라 필하모닉
-
[제주 한라산 겨울 산행]
겨울 한라산은 눈으로 이야기한다. 서해를 지나 3백60여개의 오름을 빠져나온 바람도 백록담에 이르러 눈보라를 일으키며 매서움을 누그러뜨린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바람과 눈만 있을
-
[시가 있는 아침]김돈중 '낙안군 선원에 자며'
우연히 산가 절에 이르니 향내음 풍기는 조그만 데 우거진 숲은 대와 잣나무뿐이라 고요한 경지 티끌 하나 없구나 내 속된 귀 스님의 얘기 들으며 시름겨운 창자가 술을 얻으니 벌써 맑
-
[중앙시조 백일장]장원…숲, 그 그늘의 언덕
허공을 잰 높이로 모로 서서 내젓는 손. 저 아래 가라앉아 남은 것 또 있어서 한 자락 발 젖는 고요 풀어내고 있구나. 때로는 잠기는 듯 바람꽃 일렁이듯 하나씩의 몸 무게로 펼쳐내
-
제주 한라산, 바람과 눈이 빚어낸 '천상예술'
제주의 바람에는 빛깔이 있다. 소리에서는 향기가 난다. 아직도 한라산 정상부는 2m가 넘는 눈으로 덮혀있지만 건듯 부는 바람속에서 이미 봄을 느낄 수 있다. 제주도 어디서 보나 크
-
중견시인 이시영 시집 '조용한 푸른하늘' …절제의 미학
“잘 익은 대추 한 알이 아침 서리에 뽀얗게 빛나니/부신 하늘을 나는 철새들도 잠시 고개를 주억거리다가/일직선으로 난다” 중견시인 이시영씨 (48)가 시집 '조용한 푸른 하늘' 을
-
호젓한 곳서 '사색 즐기기'…산사 찾아볼만
가을은 사색의 계절. 낙엽속에 묻힌 고요한 가을산사, 호반의 벤치, 순교자의 고독함이 묻힌 가을의 성지 (聖地) , 낙엽이 쌓인 산비탈 오솔길…. 가을이 깊어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
[중앙 시조 백일장] 건들 팔월{초대 시조}
풍란의 향기마저 이미 앞서 떠나갔다 오르락 내리락 장마 난도 새촉이 어여쁘고 태풍의 눈 눈망울 속 개울소리 드높다. 더위는 청람색 물감 숲에 들어 말을 잃고 시간의 난간 위에 낚싯
-
강화 석모도 낙가산 - 낙조속에 떠있는 섬들이 한눈에
서울 근교에서 섬여행과 역사기행.산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는 강화도가 으뜸이다.마리산(인천시강화군화도면.4백69)은 강화도를 대표한다.정상에는 단군과 관련된 참성단이 있다
-
11.삼례
“붉은 노을 한울에 퍼져/핍박의 설움이 받쳐/보국안민 기치가높이 솟았다/한울북 울리며/흙묻은 팔뚝엔 불거진 핏줄/황토벌판에 모여선 그날(……)저 흰 산 위엔 대나무 숲을 이루고/봉
-
97년 신춘중앙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향기와 칼날"1
사향처럼 번지는 이 냄새와 고요.무명같은 가을 햇살 속에서 아버지는 술통을 씻고 있다.십수년간 그래왔듯이,통을 거꾸로 세워마지막 술을 한방울까지 씻어 털어내고 플라스틱 바가지에 물
-
연말연시 조용히 머무를 만한 山寺
내일이면 정축년(丁丑年)새해다. 각종 송년 모임에 참석하느라 다소 어수선한 연말을 보낸 이즈음 차분히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필요한 때다. 풍경소리가 은은히 퍼지는 고요한 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