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상승세 내년 이후에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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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세계증시에서 기술주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시각은 최근 일각에서 주요업체들의 비용절감과 반도체 바닥론 등에 주목, 조만간 주가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한 것과는 상반되는 것으로 JP모건의 다니얼 컨스틀러 애널리스트는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의 척 힐 애널리스트도 "지난달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S&P기술주에 편입돼 있는 70개 기술주에 대한 3.4분기 주가전망치를 당초 49% 하락에서 66% 하락으로 조정했다"며 "이는 지난 91년 경기후퇴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4.4분기 전망도 24% 하락에서 40%하락으로 대폭 하향조정해 회복전망을 불식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 있어서는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이 희망의 조짐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과거 기술주의 붕괴를 가져왔던 낙관론을 저지할 수 있으므로 비관전망은 향후성장이 현실적인 기반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정적인 전망속에서도 호조가 예상되는 부문도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비디오게임의 경우 UBS워버그가 자체 기술주섹터 가운데 유일하게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등 올연말 회복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북미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지난달 수주규모가 전달에 비해 5% 증가, 바닥론이 부각되고 있으며 세계최대의 반도체 및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인 인텔도 향후 수개월내에 PC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낙관론도 적지 않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하반기는 통상적으로 PC수요가 상반기에 비해 증가한다는 점을 지적, 이같은 보잘것없는 수요증가에 너무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투자자들에게 충고했다.

리만 브러더스의 댄 나일스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수요증가는 휴가시즌 효과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일뿐 전체적인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개학시즌의 PC수요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XP출시에 따른 수요효과도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반면 베어스턴스의 앤드루 제프 애널리스트는 "미국에서의 사업부문 PC판매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회복을 시사하고 있다"며 "장밋빛 환상이 아니라 미국의 사업부문이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으며 이는 회복의 전조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기업부문의 이같은 회복세는 세계시장의 침체에 의해 상쇄될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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