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인간승리로 미국승리 이끈다'

중앙일보

입력

“강인한 정신을 팀에 불어 넣겠다.”

병마를 극복한 2명의 선수가 라이더컵 출정을 앞둔 미국 함대에 마지막으로 승선했다.

미국팀 캡틴인 커티스 스트레인지는 21일 지난주 끝난 PGA 챔피언십까지의 성적으로 이미 결정된 10명의 라이더컵 전사들 이외에 폴 에이징어(41)와 스캇 버플랭크(37)를 캡틴 지명 선수(와일드 카드)로 선발했다.

이들은 각각 암, 당뇨병과 싸우며 당당히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인간승리자.

스트레인지는 “라이더컵은 길고 도전적인 코스에서 일대일로 맞붙는 매치 플레이로 펼쳐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강심장(Biggest Heart)’이 필요하다”며 “이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선수”라며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93년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에이징어는 그 해 라이더컵 대표로 선발됐으나 대회전 왼쪽 어깨 임파선 암을 선고 받고 출전을 포기했다.

이후 3년간 투병 생활을 한 에이징어는 지난해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 오픈에서 우승하며 전승기 기량을 찾는데 성공했다.

라이더컵 포인트 22위였던 에이징어는 “대표팀에서 탈락된 줄 알았는데 와일드 카드로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버플랭크 역시 선발 포인트에선 14위로 밀렸으나 당뇨와 싸우는 불굴의 의지를 높이 평가 받은 케이스.

버플랭크는 당뇨병으로 9살때부터 인슐린 펌프를 몸에 달고 다니는 어려움 속에도 지난 85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우승한 후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합병증으로 투어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지난 98년 ‘올해의 재기 선수상’을 받으며 복귀, 지난해 리오-타호 오픈에서 12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선발된 데이빗 탐스, 스튜어트 싱크와 함께 라이더컵에 처녀 출전하는 버플랭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오는 9월 29일부터 사흘간 영국의 벨프라서 열리는 라이더컵에는 이들을 포함 타이거 우즈, 필 미클슨, 데이빗 듀발, 마크 캘커베키아, 데이비스 러브 3세, 할 스턴, 스캇 혹, 짐 퓨릭 등 총12명의 선수가 미국팀 대표로 출전한다.

한편 유럽팀 대표는 3주후에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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