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기유학 절대 보내지 마라 송순호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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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유학은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한국 교육이 진흙탕이라면, 미국 교육은 장미꽃밭이 아니라 마약.총기난사.인종갈등 등의 지뢰가 깔린 또다른 진흙탕입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라면 한국에서 공부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

최근 『조기유학, 절대로 보내지 마라』(사회평론) 는 도전적인 제목의 책을 펴낸 송순호(41.사진) 박사의 말이다.

뉴욕시 교육위원인 송박사는 뉴욕에서 영어교육기관 '리딩 타운' 을 10년째 운영하며 교포 자녀.조기유학생 등 한국계 6천명을 포함, 중국계.스페인계 이민자 자녀 1만여명을 가르쳐온 영어교육 전문가다. 15년 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로 유학길에 오를 당시 동시 통역사 자격증을 갖고 있던 영어 실력 덕분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이 주업이 됐다.

송박사는 "최고 3만달러 안팎인 사립학교 등록금을 낼 재정 능력, 현지에 동반한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그리고 학생 자신의 실력과 노력없이는 조기유학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고 단언한다.

특히 '나홀로 조기유학' 에 대해서는 "미국 학교가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전인교육까지 책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환상" 이라고 질타했다.

송박사는 사춘기 갈등.정체성 혼란 등과 함께 영어 실력을 조기유학생의 장벽으로 꼽았다. 특히 또래 미국 학생보다 평균 6년 정도 뒤지는 독해력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경쟁력 있는 영어를 배우려면 초등학생이라도 기본적인 음운 구성법을 익힌 뒤 곧바로 수준에 맞는 영문을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하고 단어 활용법을 익히는 훈련을 해야 한다" 고 영어교육 방법을 제시했다

송박사는 "영어는 유학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 이라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떠나는 게 좋지만 급하다면 고교는 마치고 유학을 떠나라"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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