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 하늘 찌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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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부산지역 아파트 층수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30층 높이는 보통이고 60층짜리도 등장하고 있다.건설업체들이 조망권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의 욕구도 충족시키고 용적률을 최대한 늘려 수익성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형도 서민형인 20평형대는 갈수록 줄어 들고 30평형 이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이와함께 고층·대형화는 결국 분양가 인상을 부추겨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고층화=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내 ‘the # 센텀파크’아파트는 51층까지 올린다.SK건설이 수영구 광안동에 건설중인 ‘SK 뷰’주상복합아파트도 최고 38층이다.SK건설은 연제구 연산동 옛 시립의료원 부지에 3백50가구의 아파트도 30∼40층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수영만 매립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와 주거형오피스텔도 대부분 40∼50층의 초고층이다.양산으로 이전하는 부산진구 부전동 CJ(제일제당)부산제1공장 부지에도 51∼60층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설 전망이다.녹산으로 옮기는 해운대구 반여1동 대우실업(현 대우인터내셔날 ISM)부산공장 자리에도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초고층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시공 기술이 좋아진데다 부족한 도심 택지의 활용 차원에서 최대한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 고층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아파트 층수를 높이는 대신 건폐율을 줄여 건물간 거리를 넓히고 지상의 녹지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초고층화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형화=신규 아파트는 대부분 대형화 추세다.월드건설이 연제구 거제동에 지난달 분양한 ‘월드메르디앙’은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는 5백94가구가 41∼63평형이다.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의 주상복합아파트도 대부분 60평형 이하는 찾아보기 힘들다.

해운대 우동 ‘현대베네시티’는 69∼88평형,해운대 우동 ‘현대하이페리온’은 63∼77평형이다.광안동 SK건설 주상복합아파트도 35,47,54 평형 3가지 뿐이다.구포동 ‘유림 노르웨이숲’은 33·45평형만으로 분양했다.연산동 ‘현대홈타운’은 4백10가구 전체가 33평형이다.

◇문제점=아파트 고층·대형화는 첨단 홈오토시스템과 고급대리석 등으로 치장한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으로 분양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중 초고층·대형 아파트의 분양가는 평당 7백만원을 넘어 1천만원대까지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고고넷에 따르면 부산지역 55개 신규 분양 아파트의 분양권 시세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말 평당 평균 분양가는 4백75만원으로 지난해 6월의 4백44만원에 비해 7% 상승했다.

고층화에 따른 조망권 침해 문제가 제기돼 이를 둘러싼 마찰도 예상된다.실제로 구서주공·북구 화명주공·동래 사직주공 등 20층 이상 고층을 추진하는 아파트들이 조망권을 놓고 환경단체·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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