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은 "대기업 비중높은 은행, 자본확충·합병 필요"

중앙일보

입력

대기업 비중이 높은 은행들은 리스크를 감내할 수있도록 자본확충이나 합병 등을 통해 대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금융그룹은 은행, 증권, 보험 등의 통합에 따른 규모 및 범위의 경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회사간 통합 및 전문화 등을 통해 슬림화를 추구함으로써 인건비 및 관리비용을 대폭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조정환, 이원기 조사역은 28일 발간된 `금융시스템 리뷰 7월호'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은행의 수익성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게재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90년 이후 조흥, 한빛, 제일, 서울, 외환, 신한, 한미, 하나은행 등 8개 은행의 수익성을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수익성은 외환위기 이전인 95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총자산대비 업무이익률이 90-94년 1.4-2.3% 수준에서 95-96년 1.0-1.2% 수준으로 하락한 후 97-99년에는 부(負)의 수준으로 반전됐다.

총자산대비 당기순이익률(ROA)도 90-94년 1% 내외에서 95-96년 0.4% 내외로 하락한 후 97-99년에는 부의 수준으로 반전됐다.

2000년중에는 총자산대비 업무이익률은 1.62%로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ROA는 -1.11%를 나타냈다.

시중은행의 수익성악화는 유가증권 매매.평가손실 확대 등 자산운용이익이 크게감소한데 원인이 있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95년 이후 국내주식시장이 크게 침체되면서 거액의 손실이 났고 외환위기 이후에는 부실채권정리과정에서 대규모 매각손을 입었다.

이들 8개 은행의 부실채권매각손은 97년 1조5천862억원, 98년 4조4천816억원, 99년 5조5천479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00년 4천54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부실채권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로 그 적립규모도 95-96년 총자산대비 0.6% 내외에서 98-99년 1.5% 내외로, 2000년중에는 2.74%로 확대됐다.

이 보고서는 국내은행과 외국은행(`뱅커'지에 수록된 세계 51-150위 은행)간 ROA비교에서도 97-2000년 국내은행은 -2.14%를 기록했으나 미국은 2.05%, 영국은 1.41%, 일본은 -0.43%를 기록, 큰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내은행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적정 예대마진의 확보, 여신심사 및 관리기법 제고, 자산구성의 적정성 제고 등 자산운용기법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대기업 부실에 따른 리스크 감축을 위해 자본확충,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증권 및 보험관련 입출금 업무 등 제2금융권과의 전략적 업무제휴를 통해 부수업무를 다각화하고 수수료율도 현실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은행구조조정이 지금까지 건전성제고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수익성 제고가 필요하며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 통합 및 전문화를 통해 슬림화하지 않으면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진병태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