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 "미 적자 · 유럽인플레 촉발"

중앙일보

입력

G10(서방선진 7개국+스웨덴.벨기에.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들이 '강한 달러' 가 유럽과 미국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http://www.ft.com)가 10일 보도했다.

G10 이사회 의장이자 영국 중앙은행의 에드워드 조지 총재는 전날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중앙은행 총재회담 후 "강한 달러가 미국의 무역적자를 늘리고 유럽의 인플레를 부추기는 원인 중 하나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고 말했다.

조지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회의에 참석한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들과의 교감을 거친 것이어서 앞으로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에 변화가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올 들어 달러화 가치는 엔화에 비해 10.5%, 유로화에 비해서는 10.6%가 올라 일본과 유럽의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소비활동을 둔하게 만들었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가 줄고 기업들은 재고가 늘어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의 물가상승률은 올 들어 다섯달 동안 3.4%에 달해 억제목표치(2%대)를 크게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뉴욕타임스가 강한 달러는 미국 경제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사를 실어 관심을 모았다.

미국 상품의 수출이 잘 안돼 감원과 실업률 상승, 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져 경제회복을 더욱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한 관계자는 "강한 달러는 더 이상 미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강한 달러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외국자본의 이탈과 물가상승을 염려해서다.

강한 달러 덕분에 미국의 올 1분기 중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천2백80억달러로 같은 기간 무역적자액(1천96억달러)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이정재 기자 jjy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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