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원 골프채 'Made in China' 자세히 봤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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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세관이 압수한 중국산 골프채에 ‘Made in Japan’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서울세관]

수입가 2만원짜리 중국산 골프채가 미국·일본산으로 둔갑해 인터넷에서 17만원에 팔린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중국산 골프채 12만 개, 총 수입 금액 61억원어치를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수입업자는 인터넷을 통해 골프채를 판매했거나 판매하려다 적발됐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적발된 물량 1283개(6000만원어치)의 100배에 달하는 수치다.

 세관은 지난달에도 아이언 등 중국산 골프채 2500개(시가 약 7000만원 상당)를 미국·일본산으로 속여 판매한 박모(51)씨를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박씨는 골프채에 인쇄된 ‘Made in China’ 표시를 시너 등 화학약품으로 지운 뒤, 일본과 미국산으로 둔갑시켰다. 개당 약 2만원에 수입된 이 골프채를 인터넷 판매업체에 6만원에 넘겼다. 판매업체는 ‘정가 23만원짜리 제품을 파격 할인한다’며 오픈마켓을 통해 17만원에 팔았다. 수입가의 8배가량 가격이 뻥튀기됐다.

 김봉기 서울세관 과장은 “골프 인구가 늘면서 원산지 표시 위반 골프용품도 늘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파는 미국·일본 브랜드 골프채 가격이 지나치게 싸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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