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마이스터고, 고졸 취업 확대 계기 되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2010년 문을 연 전국의 마이스터고교 21곳에서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 5명 가운데 4명의 취업이 확정됐다고 한다. 마이스터고란 산·학(産·學)이 연계한 현장 중심 교육을 실시해 실무형 기능·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취업 중심 특성화고교(옛 실업계고)를 말한다. 개교 후 첫 번째 졸업 예정자 학생 가운데 절반이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업하기로 돼 있을 정도로 취업의 질도 괜찮다.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100% 취업으로 목표를 잡은 마이스터고가 제 방향대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가운 실적이라고 할 만하다.

 마이스터고가 이러한 초기 성과를 낸 것은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그간 교육과학기술부는 대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고졸 취업을 장려했으며, 기업들도 고졸 취업 문호를 대폭 넓히는 등 이에 화답했다. 또한 학교도 학생들이 졸업한 뒤 바로 취업해도 경쟁력이 있도록 현장 중심의 실무형 교육과정을 짜고 열심히 학생들을 가르친 결과다.

 이 학교가 성공해야 기술과 기능을 천시하는 잘못된 직업관도 달라질 수 있으며, 전문 기능인이 우대되는 풍토도 마련된다. 장기적으로는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막대한 사교육비를 쏟아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암울한 교육 현실도 개선될 여지가 생긴다. 취업을 통해 사회에 일찍 뛰어들어 성공하는 사례는 마이스터고를 통해 더욱 많이 나올 수 있다.

 과거 정부는 특성화 고교 학생을 위한다면서 이들을 위해 대입 특별전형을 뒀다. 그 결과 학생의 70%가 대학에 몰리면서 직업교육은 파행을 맞았다. 실력 있는 기능인력이 대학 학벌에 밀리지 않게 하려면 마이스터고가 정착되도록 지원해 주는 게 맞는 방법이다. 이 학교에 대한 등록금 전액 면제와 기숙사비 지원 등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채용 확대는 계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