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휴스, 박여숙화랑서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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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의 3대 발명은 원근법과 명암법,투시법이다. 그중 풍경화에 주로 이용된 원근법은 입체적 공간감을 평면에 살려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영국 버밍엄 출신의 화가 패트릭 휴스(62). 그는 원근법을 새롭게 화면에 끌어들여 그림의 움직임 효과를 꾀했다. 돌출된 원근 구조물에 그림을 그려넣어 이동감을 얻어낸 것이다.

그의 작업 원리는 간단하다. 기차가 출발할 때 승객은 기차가 아닌 자신이 직접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일종의 패러독스인 셈이다. 휴스의 그림 앞을 지나는감상자는 자신이 아니라 작품이 움직이는 것같은 묘한 느낌을 받는다.

청담동 박여숙화랑은 휴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14일부터 28일까지 마련한다. 전시작은 모두 16점. 휴스는 순수회화와 멀티플 작품으로 전시장을 꾸미게 된다.

영국 평론가 조지 멜리는 그의 작품을 마르셀 뒤샹과 초현실주의의 선구자인 르네 마그리트의 중간에 있다고 평가한다. 착시현상을 최대한 이용해 보는 이에게 초현실 공간에 빠져드는 즐거움을 안겨 준다는 것이다. ☎ 549-7575.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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