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로 한식 알리기' 1.5세 한인 삼총사가 뛴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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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밤 9시 케이블TV 푸드 네트워크에서 방영되는 `더 그레이트 푸드 트럭 레이스 시즌 3`에 참가 중인 서울 소시지(Seoul Sausage)의 테드 김 크리스 오 영 김 (왼쪽부터). 신현식 기자

소시지로 한국을 알리는 용감한 세 남자가 있다. 케이블TV 푸드 네트워크의 '더 그레이트 푸드 트럭 레이스 시즌 3'에서 서울 소시지(Seoul Sausage)란 이름으로 참가 중인 크리스 오(32) 영 김(31) 테드 김(29)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한인 1.5세인 이들은 요리에 대한 열정으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증명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혀 프로그램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서울소시지는 현재 1200명의 경쟁자를 뚫고 최종 8팀 중 한 팀으로 결선에 올라 있다.

서울 소시지는 매운 돼지고기 맛과 갈비 맛의 한국식 소시지 갈비 버거 김치라이스볼 등으로 LA에서 총 매상 1896달러를 올려 1등을 차지한데 이어 애리조나 플래그스태프에서 열린 두 번째 경합에서도 2330달러를 버는 등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 소시지는.

고급 식당에서 셰프로 일해온 크리스 오가 모든 요리를 개발.담당한다. 그는 유튜브에 올라온 소시지 만드는 동영상을 보고 50여 번의 시행 착오 끝에 지금의 서울 소시지를 탄생시켰다.

오 셰프는 "한식하면 많은 사람들이 코리안 바비큐를 떠올린다. 그런 점에서 소시지를 한국식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다 양념된 갈비가 들어 간 바비큐 맛의 서울 소시지를 만들게 됐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모든 요리는 이제까지 볼 수 없던 방식을 많이 사용해 우리만의 맛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영 김 사장은 "코리안 바비큐는 일단 냄새부터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여기에 소시지는 미국 외에도 중국 일본 유럽 등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저마다의 스타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한국의 맛을 알리는 데 이만한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소시지는 한국 문화로 가는 발판.

오 셰프는 "서울 소시지는 한국을 소개하는 음식이 될 것이다. 한 예로 캘리포니아롤의 등장은 미국에 초밥을 알린 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지에 맞는 재료로 미국식 입맛에 맛게 개발한 퓨전롤인 캘리포니아롤은 반응이 좋아 이제는 일본으로 역수출하고 있다. 날생선에 대한 거부감이 있던 미국 사람들도 캘리포니아산 아보카도가 들어있는 캘리포니아롤을 맛 본 후 초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국식 고기가 들어간 소시지도 타인종이 한식에 대해 알고자 하는 발판 구실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낮에는 직장인 밤과 주말엔 소시지 전도사

삼총사는 지난 2010년 LA스트리트 푸드 축제(L.A. Street Food Fest)를 시작으로 많은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서울 소시지를 알려왔다. 요즘은 하루에도 몇 건씩 이벤트 참가 부탁이 올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지난 2월 웨스트 LA에 오프라인 매장을 계약하기 전까지만 해도 3명 모두 고급 식당과 대형 광고.홍보사에서 일하는 풀타임 직장인이었다.

테드 김 사장은 "초반에만 해도 그릴이나 텐트 등 행사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직접 꾸려 이벤트를 찾아다녔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서울 소시지를 알리기 시작했는데 1년 동안 30여 개 이벤트에 참석했다. 새벽 5시까지 양념을 만들다가 회사에 출근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가게도 푸드트럭도 없을 때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참석했던 이벤트 리뷰가 엘프를 통해 올라오기 시작했고 유명세를 탔다"고 말했다. 서울 소시지는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온라인 지역정보사이트 옐프(Yelp)에서 4개월 연속 베스트 오브 옐프(Best of Yelp)에 선정됐다.

#사업가로의 변신 새로운 도전

마침내 오는 10월에는 웨스트 LA에 마련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게 된다. 이미 세 명 모두 직장을 그만 뒀다. 한식을 알리는 요리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기로 했다.

매장 오픈을 앞두고 소시지 외에도 콩나물 전 등 다른 메뉴도 판매할 예정이다. 매장 인근에 UCLA SMC 로욜라 등 학교가 있는 것도 이들에겐 희망적이다. 젊은이들은 새로운 맛에 대해 두려하기보다는 도전하고 또 유행을 따르기 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쫓는 '힙스터(hipster)'들이 많기 때문이다.

테드 김 사장은 "한인 1세가 운영하는 한식당의 경우 대부분 주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판매한다. 하지만 한식을 보고 듣고 먹어 본 적이 없는 타인종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고기 타코가 유명해 질 수 있었던 것은 한인 입맛에 맞는 미국 음식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서울 소시지를 통해 불고기나 갈비를 모르는 다양한 인종들이 한식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더 그레이트 푸드 트럭 레이스=

7주에 걸쳐 전국을 돌며 매주 매출 성적이 가장 나쁜 팀을 탈락시키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LA를 시작으로 아칸소 텍사스 오하이오 등을 거쳐 보스턴에서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우승팀에게는 상금 5만 달러와 푸드 트럭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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