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핸드폰 심포니 연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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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의 가입자 비율이나 사용 시간 면에서 세계적명성을 얻고 있는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서 한 대규모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1일 셀 폰 `심포니(교향곡)''를 선보여 거의 광적인 전 국민의 이동전화 열기를 비꼬았다.

이 오케스트라는 한 기술전시회 개막 행사의 일환으로 수백명의 이동전화 소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블룸필드 과학박물관에서 가진 연주회를 통해 `봄의 셀포니(Spring Cellphony)''라는 제목의 10분짜리 악곡 각 악절(樂節)을 한 고전음악에서 따온, 선율이 있는 이동전화 벨 소리로 시작했다.

디지털 음으로 미리 녹음된 `윌리엄 텔 서곡'', 바흐와 모차르트의 작품 샘플 등도 선보인 이날 연주회가 끝날 즈음 객석에서 이동전화기 벨 소리가 크게 울리자 지휘자는 지휘를 중단한 후 몸을 돌려 관중석을 불쾌하게 쳐다보는 장면을 연출, 기술이 이스라엘인들의 모든 생활에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풍자했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사용되는 이동전화 대수는 일반 유선전화에 비해 50%나 많고,한 사람이 두 대의 이동전화를 갖고 있는 것은 보통이며, 가입자 한 사람의 한달 통화시간은 314분으로서 유럽인들의 평균 통화시간에 비해 무려 2.5배나 긴 것으로 나타나 한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을 `질병''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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