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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무 단편만화 원작 '유리의 뇌' 관심

중앙일보

입력

데쓰카 오사무(1928~89년) 는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만화계의 거장이다.

'불새' '철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의 작가라고 하면 그 이름을 모르는 이라도 "아, 그 만화 만든 사람" 하며 무릎을 칠지 모른다.

'유리의 뇌' 는 오사무가 71년 발표한 단편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링' '여우령' '사이코' 등 공포.스릴러물에 재능을 보인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비행기 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임신부가 여자 아이를 낳고 죽는다. 그 아이 유미(고토 리사) 는 7년이 지나도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른다. 감기로 병원에 입원했던 소년 유이치(고하라 유키) 가 잠들어 있는 유미를 우연히 만난다.

보자마자 유미를 좋아하게 된 유이치는 유미를 깨우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에 찾아와 입맞춤한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를 닮은 이 영화는 목가적이고 따뜻한 장면들을 전편에 내세우면서 동화 세계의 환상적 분위기와 소년.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표현한다.

하지만 인간애와 서정성을 잘 표현해낸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느끼기엔 아무래도 연출력이 아쉽다.

나카다 감독의 스릴러 감각이 동화적 분위기에 가끔씩 끼어들어 애틋한 감정을 방해하고 극적 설명이 부족한 탓에 이야기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신세대 스타인 두 주인공은 안타까운 사랑에 힘겨워 하는 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낸다.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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