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이성우·윤상란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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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댄서 이성우·윤상란씨가 그들만이 할 수 있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팽팽한 피부와 춤으로 다져진 몸매가 아름답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부부 댄서는 그림자마저 탄력적이었다. 세월을 잊고 사는 58세 남편 이성우(노원구 상계9동)씨와 53세 아내 윤상란씨가 카메라 앞에 섰다. 부부는 5년 전 시작한 댄스스포츠로 신체 기능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안티에이징에 성공할 수 있었다. 노화방지 전문가도 추천하는 ‘운동 안티에이징’ 비결이 궁금하다.

 이성우·윤상란씨 부부는 50대를 훌쩍 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신체를 자랑한다. 윤씨는 “사람들이 적게는 5살, 많게는 10살까지 어리게 본다”며 “서른 두 살 딸이 있다고 하면 놀라더라”고 수줍은 듯 말했다. 부부가 노화와 거리가 먼 삶을 사는 가장 큰 비결은 ‘댄스스포츠’다.

 전업 주부인 아내는 등산을 가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등 외향적이었다. 반면, 40년 동안 자영업을 해 온 남편은 나이가 들수록 내향적이 되었다. 하루 일과를 마치면 지인과 가볍게 술을 마시거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연스레 운동량도 적어지고 사람을 만날 기회도 줄었다. 부부는 노년을 준비하며 같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고민하다 5년 전 댄스스포츠를 선택했다.

 부부는 매주 3회 두 시간씩 부부 댄스스포츠 동호회 ‘나빌레라’ 회원들과 함께 춤 연습을 한다. 남편이 혼자 하는 운동을 지루해 한 탓에 동호회를 수소문한 것이다. 모두 12쌍의 부부가 순수하게 춤을 추며 친목을 도모하는 모임의 성격이 부부와도 잘 맞았다. 동호회에서는 자이브·탱고·왈츠·라틴·모던·차차 등의 종목을 6개월 단위로 새롭게 배우고 있다. 이씨는 “뛰는 동작이 많은 자이브는 한 곡만 춰도 연습복이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운동량이 많다”고 소개했다.
 
운동으로 안티에이징 효과 입증

 이들 부부의 사례처럼 운동이 안티에이징의 방법이 될 수 있을까? 노화방지클리닉센터 ‘라 끄리닉 드 파리’ 김명신 원장은 ‘그렇다’라고 말한다. 신체기능은 10대 후반에 가장 좋고, 20대를 지나면서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다. 또 40대 중반 이후 급격히 줄어들어 70세가 되면 10대 후반의 20%만 남는다. 김 원장은 “40대부터 운동으로 관리하면 75%의 신체기능을 80대 이후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몸의 97%가 1년 동안 재생되는데 음식은 그 재료가 되고, 운동이 조각칼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운동을 통해서 완전히 다른 체력의 몸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연 물리치료사 역시 같은 생각이다. 이씨는 “이마 주름이 고민이라면 척추에서부터 종아리에 이르는 근육을 운동해보라”면서 “팽팽한 이마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김 원장은 이들 부부의 ‘운동 안티에이징’에 후한 점수를 줬다. 김 원장은 댄스스포츠를 50대가 하면 좋은 안티에이징 운동으로 추천했다. 그는 “심폐지구력?근력?유연성을 고르게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늙어감에 따라 가장 많이 손실되는 하체근육을 단련함과 동시에 심폐기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다. 귀로 음악을 듣고, 눈으로 보면서 몸의 근육을 움직여 신체가 조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 안티에이징에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에너지를 사용할 때는 미토콘드리아에서 활성산소가 생기게 마련이다. 운동을 하는 중에도 많은 활성산소가 생긴다. 이것이 적절히 중화되지 않은 채 무리한 운동이 계속 되면, 오히려 노화가 촉진되는 역효과가 생긴다. 김 원장은 “자신의 몸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부상방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즐기며 정신적인 노화까지 예방

 김 원장은 이들 부부에게 또 다른 노화예방의 비밀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즐거움’이다. 노화 예방 운동을 찾을 때는 얼마나 즐겁게 할 수 있는 가도 고려해야 한다. 즉 자신의 성향에 맞는 운동을 찾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쟁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골프를, 혼자 집중하는 운동을 원하면 헬스 같은 운동이 적합하다. 또한 김 원장은 “부부가 함께 동호회라는 단체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다”며 이 모든 것이 노화 예방에 일조한다고 강조했다.
 
 댄스스포츠를 시작한지도 내년 1월이면 만 5년이 된다는 이씨 부부에게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달라진 점을 물었다. 이씨는 건강을 첫째로 꼽았다. 그는 “오랫동안 복용하던 위장약도 끊었고, 성인병 걱정 없이 지낸다”고 말했다. 또 “성격도 외향적으로 변해 동창회에서 댄스 솜씨를 발휘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곁에 있던 한씨는 “또래에 비해 젊은 외모도 자랑할 만하지만 무엇보다 부부애가 깊어진 게 좋다”고 밝혔다. 부부싸움을 했다가도 손을 맞잡고 춤을 추다 보면, 금세 풀릴 수밖에 없다.

 오는 11월에 있는 노원구청장배 댄스스포츠 대회 왈츠부문에 참가할 예정으로 맹연습 중인 이씨 부부. 한 가지 목표를 두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젊은이 못지않은 삶의 활력이 느껴졌다.

“40세 이후 효과적인 노화예방법은 ‘운동’입니다. 반드시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데, 유산소 운동의 하나인 뛰기도 좋아요. 운동 전후로는 스트레칭과 사우나가 도움이 됩니다.” - 김명신 ‘라 끄리닉 드 파리’ 원장

<글=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김진원" 기자, 헤어·메이크업="컬처앤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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