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산 채소·과일등 수입 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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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검역강화를 이유로 외국산 채소.과일류의 하루 반입량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국내 농산물의 대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외교통상부.농림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그동안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던 한국산 농산물 검역에 대해 자국 검사능력의 한계를 내세워 지난달부터 1일 검역건수를 24~36건(시모노세키항 기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1~25일) 중 오이.가지 등 신선야채류의 대일 수출은 3천2백86t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 줄었다. 지난해 연간 신선야채류의 대일 수출은 전년에 비해 27%(가격기준)나 증가했었다.

실제로 일본으로 수출되는 우리 농산물의 90% 정도가 반입되는 시모노세키(下關)항의 경우 최근 1주일 평균 검역건수가 1백60여건으로 규제 이전보다 최고 1백여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같은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식물 검역위생협정(SPS)에 위배된다" 며 일본측에 조속한 철회를 요청했으며, 지난달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일 검역전문가회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미국의 앤 베너먼 농무장관과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대표도 지난달 중순 각각 서한을 보내 "이번 일본 정부의 조치로 인해 딸기.멜론 등 미국의 과일.채소 수출이 불리하게 됐다" 며 시정을 요구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일본이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농민들의 표를 의식해 자국 농산물 보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 klaat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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