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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사이트? 영화 홍보 사이트!

중앙일보

입력

순전히 기사를 쓰기 위해, 이 웹사이트를 둘러 보면서도 혹시 사무실내 성희롱죄에 해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웨인 왕 감독의 새 영화 '센터 오브 더 월드' 공식 사이트 이야기다.

중국계 미국인 감독 웨인 왕은 '조이럭클럽''차이니스 박스''스모크'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주며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는 감독이다.

미국에서 최근 개봉한 '센터 오브 더 월드'는 그의 이전 작품과는 조금 다르다. IT산업으로 떼돈을 번 젊은 백만장자가 스트리퍼와 눈이 맞아 라스베가스에서 섹스에 탐닉하는 내용. 열정과 쾌락의 본질을 추구한 것이라는데 영화에 대한 평은 양극을 달리고 있다.

그런데 영화 자체보다도 더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 같은 이름의 공식 홍보 사이트. 인터넷 마케팅용으로 영화와는 별개의 가상 스트립 클럽을 만든 것이다. 국내 기준으로는 아무리 봐도 음란물이다.

사이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여자에게 손을 대서는 안됨(미국이나 유럽 스트립 클럽의 일반적인 규칙)''18세 이하 출입 금지' 따위의 문구를 눌러야 한다. 뛰어난 3차원 그래픽 덕택에 사용자는 실제 클럽의 문을 열고 조금씩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안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이 겪었을 법한 일들(스트립 클럽에서 벌어지는 일이야 뻔하지만)을 가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몇 가지 인터렉티브한 장치들이 지나가고 나면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한 화상 채팅까지 할 수 있다. 영화에 출연했던 포르노 배우 알리사 클라스가 등장하는데 몇 가지 키워드에 의해 반응이 달라져 실제로 채팅을 하는 느낌을 준다.

이 사이트는 일단 발을 디디면 빠져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아예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않는 한 진행되는 대로 따라갈 수 밖에 없지만 인기 폭발이다. 1백만명의 손님을 끌었던 '블레어 위치' 못지 않은 인터넷 홍보 성공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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