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교과서 만들어야죠 … 20대의 발랄한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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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교과서는 중·고교생이 가장 많이 보는 도서이며 남북한을 가장 중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매체다. 하지만 아직 통일에 대한 교과서는 나온 적이 없다. 우리가 교과서를 만들어 통일부·교육과학기술부·정당 등에 배포하고 의견을 듣겠다.”

 호기로운 주장을 펼친 이들은 동국대 북한한과 학생 4명이 모인 프로젝트 팀 ‘통일교과서편찬위원회’. 평화·통일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 민간단체인 한국GPF재단이 주관한 ‘통일 프로젝트 공모전(koreaunited.co.kr)’에 제출한 프레젠테이션에서다. 이 팀의 전혜정(22)씨는 “우리가 만드는 교과서의 수준이 낮을 거라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좌우 대립 때문에 통일 관련 교과서 만드는 것 자체를 포기한 기성세대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적인 젊은 학생들이 통일운동을 새로운 형태로 진화시키고 있다. 공모전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통일운동을 정치와 이념이 아닌 생활과 실천의 영역으로 발전시켰다.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모인 ‘위원해’팀이 제작한 UCC 동영상은 통일에 대한 시각을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통일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20~30대에게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 달라고 하자 모두 온전한 한반도를 그렸다는 내용이다. ‘위원해’팀 조은아(20)씨는 “우리 마음은 이미 통일을 바라고 있다는 감성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연세대·한국외대 학생이 모여 만든 ‘유니트리’는 “통일나무를 심자”며 소나무 무료 분양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76개대 217개팀, 1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주최 측은 당초 관련 학과 중심으로 50개 내외의 팀이 참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지난 4월 시작한 공모전은 아이디어·홍보 활동 등을 평가해 다음 달 19일 수상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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