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 정유·항공 등 수입업계 '비상'

중앙일보

입력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천300억원을 넘어섬으로써 원자재 수입부담이 큰 정유, 항공, 해운 등 수입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상승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는 일본 엔화의 동반 약세로 반감되고 있어 이번환율상승은 오히려 급격한 환율변동에 따른 중소업체의 수출네고 차질과 혼선만 초래하고 있다.

더욱이 원자재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환율상승이 국제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불안을 가중시켜 막 저점을 지나고 있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우려마저 있다.

19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중 달러당 1299.40원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장중 한때 1천300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98년 11월18일 1천294원을 기록한 이래 최고치다.

이에따라 정유, 유화, 항공, 해운, 전력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당장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항공업계는 항공기 도입에 따른 외화부채가 대한항공 28억달러, 아시아나 14억달러 수준으로 원화가치가 1원 하락할 때마다 각각 28억원, 14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업계도 비용증가와 원유도입 대금결제에 따른 환차손 등으로 환율 상승분만큼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주력군인 선박, 자동차, 섬유, 전자업체 등은 원화가치보다 엔화가치가 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수출증대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낮 12시 현재 엔-달러 환율은 123.22엔으로 전날보다 0.6% 올라 원-달러환율 상승폭인 0.3%를 크게 앞지르고 있으며 일본 경제전반에 대한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런 엔화약세 기조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중소 수출업체들은 갑작스런 환율급등으로 제품가격과 수출계약시점 결정등 수출네고에도 상당한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급격한 환율상승은 결코 무역수지에 바람직스럽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 효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며 "특히 환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환변동보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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