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2008년 위기 보고서' 공식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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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건스탠리증권은 `2008년 한국경제위기' 보고서와 관련, 우리 정부가 정정을 요구한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의사를 표명해왔다.

미국 유수의 금융기관 등이 이처럼 공식적인 자신들의 보고서에 대해 잘못된 점을 인정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19일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증권은 최근 `2008년 한국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자사보고서와 관련, 우리 정부가 '계산방식 착오로 잘못된 결론에 도달했다'며 정정을 요구한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very much regret)는 표현이 담긴 답신을 보내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모건스탠리측이 비공개를 요청해온 만큼 서한자체를 공개할 수는 없다'고 전제, '홍콩발로 아시아담당 총괄책임자 명의로 된 서한에서 모건스탠리측은 `영업총수익'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모건스탠리측은 서한에서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함에 따라 한국경제도 수출이 위축돼 여러가지 애로를 겪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해 작성한 여러가지 시나리오중 하나에 불과하며 구체적인 계수를 가지고 분석한 것이 아니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서한에서 모건스탠리측은 유감스럽다 또는 미안하다는 사과의 뜻으로 이해될 수 있는 `regret'라는 용어를 `진정으로' 또는 `매우'라는 부사를 사용해 두차례나 쓰면서 보고서로 인해 한국경제 인식에 혼란을 가져온데 대해 사과의 뜻을 표했다'며 '또한 정확한 계수를 사용해 다시한번 한국경제에 대한 분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해외 금융기관이나 언론들로부터 한국경제에 대해 착오나 실수 등으로 인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보고서나 기사 등이 나올 경우 정정요구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정확하게 한국경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7일자 `한국경제:제2의 일본?'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연 6%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는 8%대의 차입금리를 감당할 수 없어 한국은 차기정부의 임기말인 2008년 막대한 국가채무 부담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측이 기업의 차입비용인 이자는 당해연도 영업수익증가분만을 가지고 충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포함하는 영업수익전체를 가지고 변제하는 것인데 계산방식 착오로 잘못된 결론을 성급히 이끌어냈다'며 정정발표를 요구했었다.(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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