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운명의 날 맞은 현대 걸리버스

중앙일보

입력

`23살의 현대 남자 농구단이 시한부 생명을 연장하느냐 아니면 6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끝으로 현대 간판을 내리느냐' 남자 프로농구의 명문 구단 현대 걸리버스가 13일 대전에서 운명의 날을 맞았다.

지난달 현대전자에서 금강고려화학에 매각된 걸리버스는 이날 오후 SK 나이츠와의 6강 PO 2차전에서 승리하면 3차전에서 다시 한번 더 현대 명찰을 달고 뛸 수 있지만 패하면 현대 유니폼을 입을 수 없게 된다.

78년 만들어진 현대 남자 농구단은 창단 첫해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 우승을시작으로 농구대잔치로 대표되는 아마추어 시절을 거쳐 97년 개막된 프로시대 이후현재까지 한국 남자 농구팀의 명문 구단으로 군림했다.

특히 프로에서는 '97-'98부터 '99-2000까지 3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를 했고 '97-'98과 '98-'9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해 프로 통산성적으로만 따진다면 최고의 팀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정규리그 6위로 간신히 PO에 진출할 정도로 부진했고 3전2선승의 6강 PO 1차전에도 아쉽게 패해 벼랑끝 위기에 몰렸다.

다음 시즌부터는 무조건 금강고려화학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걸리버스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도 자신들의 운명을 알기에 6강 PO 2차전을 맞는 각오가 비장하다.

2차전은 물론 6강 PO를 통과해 4강 PO를 넘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23년 현대남자 농구단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은게 걸리버스의 바람이다.

대전의 홈 팬들 앞에서 걸리버스가 현대 남자 농구단의 쓸쓸한 퇴출 신고를 하게 될지 아니면 영광스러운 최후를 맞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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