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하락세 이어져 … 진행 빠른 곳 투자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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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와 서울시의 소형주택비율 강화 등으로 하반기 재개발·재건축 시장 전망이 밝지 못하다. 사진은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개발·재건축 시장 전망은 하반기에도 밝지 않다.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과 재건축 소형주택 비율 강화 등으로 사업 진행이 더딘 데다, 유럽경제 위기 등 국내외 악재까지 겹쳐 시장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하지만 모든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투자 가치가 크게 내릴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사업 진척이 빠른 곳은 희소성이 높아져 향후 투자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서다. 물론 국내외 경제 상황 악화로 인해 가격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자 입장에선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좋은 물건을 보다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뉴타운 중에서 흑석·아현뉴타운과 거여·마천뉴타운, 북아현뉴타운 등의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다. 재개발 구역 중에서도 동대문구 답십리18구역,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등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놓은 상태다. 노원구 월계3구역, 서대문구 북아현1-3구역, 영등포구 신길7구역 등은 이주 및 철거가 진행 중이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을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파트 재건축 가운데서도 서초구 잠원 대림, 신반포(한신1차), 강동구 고덕주공4단지 등이 하반기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 삼호1차, 강남구 경복아파트 등은 관리처분을 받은 상태다.

가격도 싸다. 올 초까지만 해도 6억원에 거래됐던 북아현뉴타운 1-3구역 전용 84㎡형 입주권 값은 현재 3000만~5000만원 가량 빠졌다. 신길뉴타운7구역 전용 84㎡형 입주권도 2000만원 가량 몸값을 낮춘 매물들이 나와있다.

북아현뉴타운 S공인 관계자는 “입주권 값이 낮아질 수록 초기 자본금이 줄어 투자가치는 올라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에도 유의할 점은 있다. 투자 시기와 지역을 잘 판단해야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재개발·재건축 투자 때 사업 승인이 확정된 곳을 선별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순형 J&K부동산투자연구소장은 “사업 진행 단계와 속도는 물론 주민들의 사업 추진 의지를 충분히 고려해 확실히 사업승인을 받은 곳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시세 차익보다는 실수요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세난 우려에 따라 사업이 본격화한 재건축 단지들의 속도조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사업 속도를 내고 있는 고덕주공3·4단지와 개포시영, 개포주공 2·3단지, 가락시영 등은 단지규모가 커 사업 시기 조절 대상이 될 수 있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개포지구는 워낙 규모가 커 한꺼번에 사업을 시작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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