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모델 데이트 ① 김종대 헌법재판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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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헌법재판관은 “먼 꿈을 꾸지 말고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사진 왼쪽부터 임현승, 심우형, 김종대 재판관, 강동훈군의 모습.

미국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큰 바위 얼굴은 주인공이 동경하던 큰 바위 얼굴을 닮아간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롤모델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책이다. 마음속으로 동경하던 롤모델을 직접 만나게 되면 꿈이 현실이 된다. ‘MY STUDY’가 청소년이 닮고 싶어하는 롤모델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김종대 헌법재판관을 시작으로 3회에 걸쳐 ‘롤모델 데이트’가 진행된다. 다음 회차는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치료한 아주대학교 병원 이국종 교수를 만난다.

“법조인을 비롯한 공직자의 꿈을 꾼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것인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김종대 헌법재판관은 18일 헌법재판소를 찾은 학생들에게 봉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강동훈(서울 배명중 3)·심우형(서울 신반포중 3)·임현승(서울 양동중 3) 학생이 김재판관에게 궁금한 것을 쏟아냈다.
 
강동훈군=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냈나요.

“지독하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밥도 제때 챙겨 먹기 힘들었어요. 미술시간에는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준비하지 못해 청소를 했지요. 나 같은 친구들이 한 반에 40% 정도 있었어요. 학원 수업은 꿈도 못 꿨죠. 그저 선생님이 가르치는 대로 열심히 따라하는 학생이었죠.”
 
심우형군=법조인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할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어려서부터 법조인이 되라고 말씀하셨죠. 대학 진학을 앞두고 적성 검사 결과가 문과 성향으로 나왔어요. 육군사관학교·사범대학·법과대학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그 중 가장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지요.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말씀도 있고 개인적 흥미도 있어 법과대학을 선택했습니다.”
 
임현승군=사법고시를 준비하며 포기하고 싶을 때는 없었나요?

“사법고시에 합격하기까지 수많은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대학 3학년 때부터 준비했는데 졸업하고 2년이 지나도 합격을 못했으니까요. 결국 공군 법무관 생활을 하면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과정이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었어요. 목표가 뚜렷했으니까요. 오히려 제게 실망한 주변사람들을 위로했어요. 저는 목표를 제대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사람들에게 강조합니다. 그래야 목표를 이룰 때까지 계속 도전 할 수 있는 힘을 주니까요.”

우형=어린시절 롤모델이 있었나요?

“이순신 장군입니다. 그는 편법이나 빠른 길을 찾지 않았습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미래를 개척했지요. 특히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대하고 백성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았던 분입니다. 공직자를 목표로 한다면 이순신 장군을 롤모델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훈=법조인을 꿈꾸는 청소년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안정적이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이라고 판단해 법조인을 선택한다면 뜻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법조인은 억울한 사람을 어떻게 도와줄까 고민하는 자리입니다. 자신의 판결에 따라 타인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이 달라져요. 결코 쉽지않은 자리입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혜가 필요합니다. 독서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타인의 경험을 많이 접하다 보면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형=인생선배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먼 꿈을 꾸지 말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지금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 보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는 저절로 찾아올 것입니다.”

● 김종대 헌법재판관은 부산중·고교를 거쳐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공군법무관으로 군복무 중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부산고등법원에서 부장판사와 수석부장판사를 거친 후 창원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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