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멀티미디어 칩 세계 최우수 선정

중앙일보

입력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용 핵심 칩이 세계적인 학술대회에서 다른 제품을 제치고 잇따라 최우수 제품으로 선정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유회준(柳會峻) 교수팀은 IMT-2000과 개인휴대단말기(PDA)용으로 개발한 `램프(ramP.RAM Processor)''칩이 지난 5-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학회''에서 일본의 소니와 마쓰시다 등에서 내놓은 칩을 제치고 최우수 제품에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올해로 44회째를 맞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는 IC(집적회로)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앞서 유 교수팀은 지난 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 및 남태평양지역 최대 국제학회인 `ASP-DAC 2001''과 전세계 84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같은 장소에서 함께 개최된 `EDS Fair 2001''에서도 이 칩을 선보여 역시 최우수 설계상을 수상했다.

이번에 최우수상을 받은 `램프''칩은 메모리(RAM)와 프로세서를 하나의 칩 위에집적한 것으로 유 교수팀은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의 `시스템 집적회로 2010''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지난 98년부터 지금까지 30억여원을 투입했으며 오는 2010년까지 관련 기술개발을 계속할 예정이다.

유 교수팀은 램프 칩이 32비트 중앙처리장치(CPU)와 디지털 신호처리(DSP)를 채용함으로써 IMT-2000의 화상전송방식인 MPEG-4 동화상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3차원그래픽 가속기 및 D램과 S램을 모두 하나의 칩 위에 집적해 휴대기기에서 고속으로 3차원 영상을 처리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소비전력을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본 도시바 칩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격도 대폭 낮출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램프와 같은 시스템 집적회로 시장은 오는 2004년에 1천200억달러, 2010년에 7천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램프가 주로 사용되는 휴 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시장은 현재 20억달러에서 2004년 6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유 교수팀은 앞으로 공동연구기관인 현대전자와 벤처기업 이노자인 등을 통해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 교수는 "이번 최우수상 선정은 휴대용 화상처리기 분야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의 도시바나 마쓰시다를 제치고 전력소모와 기능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의의가 크다"며 "전시회와 학회 기간 내내 많은 일본.미국 업체들로부터 많은 상품화 제의가 있었지만 국내 업체와 함께 상품화를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