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불안, 절대 이상한 게 아닙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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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두려움의 열 가지 얼굴
한스 모르쉬츠키·지그리트 자토어 지음
김현정 옮김, 애플북스
340쪽, 1만5000원

최근 이경규·김장훈·양현석씨 등 유명 연예인의 공황장애 경험 고백이 잇따랐다. 공황장애란 특수한 상황·대상과 관계없이 전혀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극도의 불안 증세를 가리키는 의학용어다. 혼자 있을 때뿐 아니라 쇼핑센터 같은 혼잡한 인파 속에서도 발생한다. 심장이 마구 뛰며 땀을 흘리고 숨 쉬기도 힘들 정도가 되면서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공포까지 느낀다고 한다.

 공황장애는 이 책에 나오는 10가지 불안 가운데 하나다. 10가지 불안에는 어떤 두려움을 촉발하는 상황에서 탈출구나 조력자가 없을 때 생기는 광장공포증, 타인의 시선에 불안을 느끼는 사회공포증, 충격의 기억으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그리고 지나친 건강염려증과 알코올·마약 후유증 등이 포함된다.

 책에 따르면 현대인 네 명 중 한 명은 불안장애를 겪는다. 이유는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가지 뭔가를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 낯선 것, 더 나은 것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불안은 기쁨·사랑·슬픔과 같은 인간의 정상적인 감정이라는 이야기며, 정도의 차가 있을 뿐이므로 불안이 완전히 없어지길 바라기 보단 잘 관리하며 살라는 것이 책의 요지다.

 무엇보다 불안을 피하려 하기보다 똑바로 대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방송 진행자였던 지그리트 자토어는 방청객 5000명 앞에서 공황장애를 일으킨 뒤, 자신을 치료하던 한스 모르쉬츠키와 함께 체험을 토대로 이 책을 썼다.

 극복 방법으로는 불안과 맞서는 상상을 하고, 자기 몸에 대한 신뢰를 가지며, 일상의 스트레스에 굴하지 않는 훈련을 계속하길 권유하고 있다. 감정과 신체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적는 ‘불안 일기’부터 써보라고 했다. 지나친 불안이 문제이지 중간 정도의 불안과 긴장은 최적의 능률을 보장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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