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동아건설 전회장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최원석(崔元碩.사진)전 동아건설 회장은 10년간 분식회계를 했다는 주장에 대해 "나는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 1998년 말 유성용 전 사장이 검찰 내사를 받을 당시에야 알게 됐다" 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55년 역사의 동아건설이 이렇게 파산 직전에까지 이른 데 대해 책임과 허망함을 함께 느낀다" 고 말했다.

- 분식회계에 책임이 있다는 견해가 있다. 더욱이 분식회계가 주로 해외공사 부문에서 이뤄졌다는데.
"회장과 사장은 업무 영역이 완전히 달랐다. 나는 주로 해외영업만 담당했을 정도로 국내 경영에는 어두웠다. 지금 와 생각해 보니 내가 경영을 꼼꼼히 챙기지 못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든다."

- 분식회계를 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나.
"98년 柳전사장이 분식회계와 관련해 대검에서 내사를 받았을 때다. 그러나 나한테까지 조사가 들어오지는 않았다. 무관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최근에는 보도가 나온 지난 9일 柳전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왜 분식회계를 했느냐' 고 물었더니 '회사에 유리하도록 만들기 위해 실무선에서 했다' 는 말을 들었다."

- 동아건설이 왜 스스로 분식회계를 주장하는가.
"오죽 답답했으면 그러겠는가. 분식회계 여부가 파산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이전에 쌓였던 부실이 최근의 위기를 낳은 것 아닌가.
"회사를 어렵게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책임을 한명에게 돌리는 것은 잘못이다. 워크아웃 이후의 과정이 더 문제다. 그 많은 재산을 팔고도 파산 위기에 몰린 원인을 따지고 책임도 규명해야 한다. 채권단과 전문경영인들이 원망스럽다,"

- 챙겨 놓은 재산은 없는가.
"자녀에게 회사 주식을 한 주도 주지 않았을 정도로 가족을 회사에 끌어들인 적이 없다. 98년에 내가 물러나면 회사는 잘 돌아갈 줄 알았고, 실제 채권단에서도 그런 약속을 했다. 55년 역사에 공적자금까지 투입된 회사가 이렇게 무너질 위험에 있다니 조상 보기에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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