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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패트롤] 은행권 대출금리 내릴지 주목

중앙일보

입력

1월이 다 갔다. 새해 첫달이 매우 빨리 지나갔다고 느끼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설날 연휴 탓일까. 그보다는 정치.경제 양면에서 박진감 넘치는 상황들이 속출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예상을 뒤엎고 첫주부터 불이 붙었던 증시의 1월 랠리가 인상적이었다. 치솟는 주가가 구조조정과 경기부진의 상처를 눈처럼 덮어주었다.

지난주 외신이 전해온 소식 가운데 두가지 정도는 음미해볼만 하다.

하나는 에릭슨과 루슨트 테크놀로지사의 부진이다. 정보통신(IT)분야에서 초일류기업으로 대접받아온 두 거대기업은 지난주 휴대폰사업 포기(에릭슨), 2월말까지 1만명 감원(루슨트)을 각각 발표했다.

모두 빗나간 경영전략의 대가였다. 스웨덴 에릭슨사는 고가전략을 택했다가 이웃나라 핀란드 노키아사와의 휴대폰 경쟁에서 패배했다.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거꾸로 외형을 키우려고 저가공세를 펴다가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다른 하나는 일본의 디플레이션이다.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0.7% 하락하면서 2년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기본적으로 수요가 공급에 못미쳐 발생한 일본의 디플레이션은 우리에게도 반갑지 않은 것이다. 일본에 한국 상품 팔아먹기는 점점 어려워지는 반면 내수부족을 해외에서 벌충하려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공세는 강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주 해외의 최대 관심사는 미국의 공금리 인하여부다. 월가에서는 오는 30, 31일에 예정된 연준(聯準)의 공개시장위원회가 공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관측대로라면 1월3일의 0.5%포인트 인하를 포함, 한달새 1%포인트를 내리는 셈이다.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방지하기위한 이같은 과감한 금리인하의 여파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의깊게 지켜봐야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금리인하는 주요 쟁점이다. 은행들이 이미 수신금리는 내린 만큼 대출금리도 낮춰야한다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번주 은행들의 결정이 주목된다.

오늘 경제부총리가 발표된다. 지난주만해도 진념 재경부장관의 갑작스런 다보스포럼 출장 취소로 개각 여부가 관심을 끌었지만 주말을 넘기면서 흥미가 식었다.

陳장관이 부총리로 '승진' 한다해도 이번주 축하만 받고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월말을 전후해서 발표될 무역수지나 물가 등 거시지표들이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닐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돈을 풀어 증시와 회사채시장을 돌리면서 한껏 기분을 냈지만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어떻게 설명하고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정부가 개입의지를 분명히 한 IMT-2000 동기식 사업자 선정과 포철.현대강관의 핫코일 분쟁 등이 이번주 어떻게 진전될지도 궁금하다.

과연 1월의 잔치분위기가 2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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