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증권사 "랠리 곧 종료…650 못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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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들은 조만간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가 꺾일 예정이며 이번 유동성장세의 종합주가지수는 650선을 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들 증권사는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른 해외 유동성이 저가 메리트와 함께 기업 신용위험이 줄어든 한국에 몰리고 있으나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불투명하고 구조조정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ING베어링의 빌 헌세이커 이사는 21일 "이번 랠리에서 종합주가지수는 650선을 뚫고 올라가기 쉽지 않다"면서 "연말까지 장기적으로 보더라도 700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의 근본적인 상황은 변한게 없다"면서 "기업들은 갈수록 분기별 수익이 떨어지고 있으며 경기가 곧 저점에 도달한다고 하나 문제는 언제 회복될지 불투명하다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 펀드들이 환매에 대비하느라 작년에 확보했던 현금을 올들어 한국증시에 투입한 것은 한국정부의 자금시장 안정대책으로 인해 불안감이 단기적으로 해소됐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이 재료는 이미 반영됐으며 외국인들이 계속 투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엥도수에즈 W.I.CAR 증권의 김기태 이사는 "한국시장의 저가 메리트가 사라졌고 외국펀드들의 한국 편입비중이 거의 소진된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곧 약화될 것"이라면서 "이번 랠리에서 종합주가지수가 오르더라도 최대 650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2.4분기, 3.4기로 가면서 지수는 다시 500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경제가 호전된다면 연말에는 750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의 임태섭이사는 "1.4분기중에는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2.4분기에 저점이 확인되고 세계경제가 호전되면 지수가 800∼900까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 이사는 "경제의 호전 가능성은 많지 않으며 오히려 계속 악화되고 있다"면서 "현대전자.현대건설.현대투신 등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 등 구조조정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랠리가 지속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UBS워버그의 이승훈 이사는 "내년 대통령선거에 따른 정치적 혼란으로 하반기에는 경제가 더욱 안좋아질 것"이라면서 "작년 4.13총선후인 8월부터 외국인들이 매도했었던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회사채 신속인수 등의 방식으로 부실기업을 도와주고 있으나 경기가 좋을 때 돈을 못버는 회사가 불경기에 영업실적을 개선할리 만무하다는 점에서 부실기업의 악영향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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