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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 핵심 '강철서신' 김영환, 中서 탈북자 돕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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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민족해방(NL) 계열의 주체사상 이론가 김영환(49)씨가 중국 선양에서 동료 3명과 함께 탈북자 지원 활동을 벌이다 현지 공안에 체포돼 구금됐다고 한겨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정부 측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3~4월 중국 선양에서 동료 3명과 함께 탈북자 지원활동을 벌이다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김씨를 포함한 3명이 체포돼 선양 공안국에 갇혔고 다른 1명은 달아났으나 여권 문제 등으로 아직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공안은 김씨 일행에게 ‘국가위해죄’와 ‘출입국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체포된 데에는 탈북 지원 활동에 반감을 가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선양 공안국을 방문해 김씨를 1~2차례 면담하고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김씨 일행이 범죄가 아니라 탈북자를 돕다 체포됐기 때문에 정상 참작이 가능하다“며 ”중국 정부에 추방 형식으로 이들을 석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1980년대 북한의 주체사상을 학생운동권의 핵심 이념으로 만든 인물이다. 1986년 서울대에서 구국학생연맹을 결성하고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 ‘강철서신’으로 불리며 주사파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씨는 1991년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황장협씨 등을 만나고 돌아온 뒤 주체사상에 회의를 갖게 된다. 1999년에는 민혁당 사건으로 구속된 후 사상전향문을 쓰고 석방되기도 했다.

이후 김씨는 북한 민주화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연구위원이자 계간지『시대정신』의 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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