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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그] 유중탁 감독, `5천원의 효과'

중앙일보

입력

"이것도 일종의 메리트시스템인가요?"

유중탁 명지대 감독은 왕년의 배구스타 답지않게 요즘 경기 후 기록지 보기가 겁난다고 한다.

그가 지난 4월에 감독으로 부임한 명지대는 4일 현재 3승1패의 성적으로 창단 후 첫 슈퍼리그 2차대회 진출을 가시권에 둔 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선전에 내심 흐뭇하지만 이변이 계속될 수록 유 감독의 지갑은 가벼워진다.

슈퍼리그 개막을 앞두고 블로킹 득점 때마다 경기 직후 5천원의 현금을 주겠다고 공언한 때문.

4일 경희대전의 경우 블로킹으로 11점을 올려 5만5천원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유 감독이 `사재'를 털어가면서까지 무리하게 된 것은 대학부 경기에서 블로킹의 효과가 워낙 큰 탓이다.

블로킹은 분위기는 물론 경기의 흐름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게 남자배구 역대최고의 센터로 통하는 유 감독의 지론.

그의 이러한 `당근책'은 이날 평균 신장이 2㎝ 크고 2m의 장신 2명을 지닌 경희대를 상대로 블로킹 득점수에서 거의 더블스코어차로 앞서는 등 상당한 효과를 냈다.

유 감독은 보너스 전술 외에 세터 김우와 지난해 신인왕 후보에 거론됐던 라이트 김현기를 빼고 그 자리에 김영석과 양성만 등 두 명의 신입생을 넣는 등 과감한 선수기용으로 주위를 더욱 놀라게 했다.

85년 고려증권의 슈퍼리그 2연속 우승 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던 유 감독은 "3년 뒤를 내다보고 과감한 시도를 했는데 지갑이 일찍 가벼워져 걱정된다"며 활짝 웃었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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