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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자이언츠에 부는 변화의 바람

중앙일보

입력

예년과 비교해 볼 때, 올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가 많이 달라져 보인다. 기본적으로 요미우리는 돈 씀씀이가 큰 편이었고, 또 올 해는 우승까지 거머지었는데도 오히려 올시즌 연봉 테이블은 상당히 매서워진 느낌이다.

특히 올시즌 부진했던 구와타,사이토,마키하라 등의 노장 투수들에게 그렇다. 먼저 19일 구와타 마쓰미(32) 투수는 무려 4000만엔이나 삭감된 1억 6천만엔에 재계약했다.

98년까지만 해도 16승을 거두며 요미우리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구와타는 통산 승수가 148승에 이르는 90년대 거인군을 대표하는 투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올시즌 구와타는 5승8패5세이브, 방어율 4.50이란 보잘 것 없는 성적으로 선발과 마무리에서 모두 실망만을 안겨주며 데뷔 이래 최대삭감을 감내해야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90년대 중반까지 구와타와 함께 요미우리 마운드를 이끌었던 사이토 마사키(35)도 삭감의 칼을 피하진 못했다. 다승왕을 역대 최다인 5번이나 차지하며 90년대를 풍미했던 사이토였지만 그 역시 구와타와 마찬가지로 4000만엔 삭감이란 비운을 맞았다. 올시즌 사이토는 부상으로 인해 시즌 후반부터 팀에 합류하며 막판에만 3승을 거두었고, 재팬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도 되었지만 이것만으론 대폭삭감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부동의 마무리로 여겨졌던 마키하라 히로미(37)의 아성도 무너져가고 있다. 시즌 초부터 부상을 당하며 삐그덕 거리던 마키하라는 결국 1년내내 채 20이닝도 던지지 못하고 1패9세이브란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더구나 마키하라는 재팬시리즈 1차전 구원실패후 완전히 나가시마 감독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태다. 이미 무려 5천 5백만엔이나 삭감된 액수에 도장을 찍은 마키하라지만 용병 마무리 영입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그의 입지는 더욱 불안해져만 가고 있다.

이렇듯 거인군의 90년대 초중반을 이끌어오던 구와타,사이토,마키하라의 30代 구파(舊派)들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반면, 니시,마쓰이로 대표되는 20代 후반의 신파(新派)와 구도 등 영입파들이 급부상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공교롭게도 구와타와 같은 날 계약한 요미우리의 톱타자 니시 도시히사(28)는 무려 7000만엔이 인상된 1억 6천만엔에 합의, 구와타와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올시즌 니시는 167안타를 몰아치며 최다안타 2위에 오르며 공수에서 맹활약, 대폭인상을 이끌어냈다.

MVP 마쓰이 히데키(26)역시 빼놓을 수 없는 대상이다. 이제 확실한 요미우리의 얼굴로 떠오른 마쓰이는 아직 계약이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일본 최고 연봉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장기계약을 하느냐, 얼마를 받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어쨌듯 이미 요미우리가 6년간 40억엔이란 거액을 베팅한만큼 앞으로 마쓰이가 돈벼락을 맞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올해 FA로 요미우리에 입단, 또다시 우승을 이끈 구도 기미야스도 지난 7일 올해 연봉보다 두 배 인상된 연봉 3억엔에 2년계약을 이루어냈다. 히로시마에서 온 에토 아키라역시 인상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렇듯 올시즌 연봉협상을 통해 볼 때, 요미우리에서 세대교체의 흐름내지는 세력판도의 변화가 감지되는게 사실이다. 현재상황으로 볼 때 이런 변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듯 보인다. 과거의 영웅들은 몰락하고 이제 新세기 거인군은 새로운 전사들이 이끌 것임을 돈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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