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메드베데프, 노동절 행진 깜짝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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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일 노동절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대통령 당선자)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가두 행진에 나서는 등 러시아 전역에서 기념 행사가 열렸다. 러시아에서 국가 최고지도자가 노동절 가두 행진에 참석한 것은 옛 소련 시절을 포함해 처음이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은 수도 모스크바에서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약 2시간30분 동안 러시아독립노조연맹(FNPR)과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등이 조직한 노동절 기념 가두 행진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약 15만 명이 참석한 이 행진은 시내 중심가 트베르스카야 거리에 위치한 시청 앞을 출발해 남쪽의 크렘린궁 쪽으로 행진한 뒤 크렘린궁 옆 마네슈 광장에서 잠시 집회를 열고 다시 보로비츠카야 광장으로 옮겨 마무리됐다. 푸틴 총리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오전 11시쯤 크렘린궁 옆 마네슈 광장에서 합류했다. 두 사람은 맨 앞에서 걸으면서 다른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가 힘이다’ ‘푸틴! 메드베데프! 러시아여 전진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뒤를 따랐다. 푸틴과 메드베데프는 가두 행진을 끝낸 뒤 행사 주최자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FNPR 지도자 미하일 슈마코프는 “이날 전국에서 200만 명 이상이 노동절 기념행사에 참석할 것”이라며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해 시위에 나선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이 경찰의 발포로 숨진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노동절의 원래 의미는 러시아 노동자들 사이에서 아직 가시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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