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화장실 쓰레기통서 실탄 14발 든 권총 탄창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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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28일 인천국제공항에 비상이 걸렸다. 공항에 배치된 경찰 특공대가 긴급 출동하고 국가정보원·군·경찰의 합동신문조가 꾸려졌다.

 이 같은 소동은 이날 오전 3층 출국장 남자 화장실의 쓰레기통에서 실탄 14발이 든 권총 탄창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 화장실은 검문검색을 받고 들어가는 보안구역 밖에 있다. 그렇지만 26~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던 핵안보정상회의(G50)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국가원수 10명이 아직 국내에 체류 중이기 때문에 관계기관이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국가원수 경호팀에도 비상경보가 전달됐다.

 탄창엔 ‘이탈리아 357’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만든 357구경(총구의 안쪽 지름이 0.357인치(9㎜)) 탄창이라는 뜻이다. 이 탄창을 사용하는 권총으론 ‘시그사우어 P229’(사진)가 유명하다. 미국 드라마 ‘CSI 마이애미’에서 호라시오 케인 반장(데이비드 카루소)의 권총으로 잘 알려졌다.

 합신조는 공항 폐쇄회로TV(CCTV)의 48시간분 녹화 화면을 분석했지만 용의자를 찾아내진 못했다. 그러나 뚜렷한 대공 용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비상상황은 해제됐다. 공항 보안 시스템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본국으로 돌아가는 주한미군 또는 G50 국가원수의 경호원이 우리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총기가 적발되는 게 두려워 출국 전 몰래 버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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