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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 '밝산-그 영원한 생명의 터'

중앙일보

입력

우리 민족 태초의 이상향인 밝산과 고대 신비의 인물 치우가 무용을 통해 재현된다.

서울시무용단이 10∼11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밝산-그 영원한 생명의 터'를 선보이는 것.

이번 공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항은 치밀한 학술연구를 기반으로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아직까지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치우(蚩尤)천황.

도깨비 얼굴을 새긴 귀면와(鬼面瓦)의 얼굴이 바로 치우의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평양 단군릉 등에 치우상이 있음을 보면 생각보다는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옛 문헌을 통해 본 치우는 단군보다 3백∼4백년 먼저 살았던 실존인물로 최근 들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무용단은 지난달 말 사단법인 한배달 치우학회와 공동으로 제1회 치우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등 공연에 앞서 학계의 철저한 고증을 거치며 작품을 준비했다.

작품은 마고·궁희·소희등 삼신의 탄생으로부터 시작한다. 비·구름·바람·번개의 생성, 별들과 태양의 아들 치우천황의 탄생으로 태초의 세상은 제 모습을 갖추어 간다.

이 작품이 그리고 있는 밝산이란 치우가 다스리는 세상으로, 모든 생명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신선 세계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향은 황제(黃帝) 헌원의 침략으로 표현되는 문명의 발달로 인해 곧 파괴되고 만다.

결국 밝산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조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이 작품의 메시지다.

안무 및 구성은 임학선 서울시무용단 단장이 맡았으며, 서울시무용단원 외에 성균관대 무용과 동문 등 80여 명의 무용수가 출연하는 대형무대다.

고구려 고분의 '사신도', 동양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국보 287호 백제대향로가 담고 있는 신선계의 모습 등 다양한 유물의 이미지와 고대 씨름인 각저희(치우희)와 차전놀이 등 전통 문화유산을 장면마다 응용한 것도 독특하다.

전통적인 소재를 다뤘지만 안무나 의상에는 현대적인 요소도 과감히 도입해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서울시무용단의 각오다. 02-399-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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