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원 … 울산 중구청 명품 예식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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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박성민 중구청장

바닥은 대리석이고 천장엔 이집트산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다. 902㎡(273평)의 넓은 실내 앞쪽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였다. 이탈리아산 800W급 스피커도 보인다. 21일 찾은 울산시 중구청 ‘웨딩홀’ 모습이다. 특급호텔 뺨치는 이 웨딩홀은 중구청이 대회의실과 회의실 로비를 모두 뜯어내고 만들었다. 지하 1층 구내식당 406㎡(123평)를 리모델링한 뷔페식당도 곧 문을 연다. ‘중구 컨벤션 웨딩홀’이라는 간판도 내걸었다. 이 웨딩홀을 공휴일과 토·일요일에만 열고 평일에는 회의실로 활용한다. 뷔페식당도 평소에는 직원 구내식당으로 이용한다. 총공사비는 6억6000만원이 들어갔다.

울산 중구청 2층에 마련된 컨벤션 웨딩홀의 로비. 대리석으로 꾸며져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중구청이 직영하는 이 웨딩홀은 촬영, 웨딩드레스·턱시도 대여, 폐백·메이크업·부케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자체들이 회의실 등을 예식공간으로 빌려주는 사례는 있지만 호텔급 예식장을 만들어 직영하기는 처음이다. 울산 중구청이 웨딩사업에 나선 것은 덤터기 예식 비용을 잡기 위해서다. 중구청 웨딩홀에서 치르는 결혼식 비용은 딱 110만원. 추가 비용은 뷔페비용(1인당 1만5000원)뿐이다. 웨딩 업계의 관행인 최소 인원 제한도 없다. 300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560만원이면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받으며 예식을 끝낼 수 있다. 중구청 조사 결과 같은 수준의 시중 예식장을 이용하면 호텔급은 1850만원, 컨벤션급 예식장은 1090만원, 일반 예식장은 1080만원이 든다.

 중구청이 웨딩홀 안내서를 돌리자 문의가 밀려들어 다음 달 7일 첫 예식을 시작으로 6월까지 예약이 거의 끝났다. 박성민(53) 중구청장은 “보통 사람들의 결혼식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호화판으로 흐르는 결혼식 문화를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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