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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교향악단 5월께 뉴욕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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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방문 공연이 성사 단계에 와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나라 간 문화·스포츠 교류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조선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은 미 국무부가 지원하고, 북한 측에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르면 5월께 뉴욕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9일 빅토리아 뉼런드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미·북 합의에서 ‘미국은 문화·교육·스포츠 분야를 포함한 인적 교류를 강화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성사될 경우 조선국립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은 처음이다. 북한 교향악단의 방미는 2008년 2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평양에서 공연한 뒤 답방 형식으로 추진돼 왔으나, 이후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무산됐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과 북한이 2월 23~24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의 영양 지원 및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와 관련한 합의를 이뤄냄에 따라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돼 온 북한 교향악단의 미국 공연 논의가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 직전 미국과 북한 간 관계개선을 위한 물밑 논의가 합의 단계에 이르면서 북한 교향악단이 2월 중순 뉴욕에서 공연하기로 하고 공연 장소로 링컨센터를 예약했었다”며 “하지만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바람에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북한 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논의가 한동안 중단됐으나 북·미 양국은 지난달 29일의 합의 발표 뒤 후속 논의를 재개해 최근 미국 측 관계자가 북한을 방문한 일도 있다고 또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교향악단의 미국 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측 단체는 애틀랜타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민간 구호단체 글로벌리소스서비스(GRS)로 전해졌다. GRS는 1998년부터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을 활발하게 벌여왔으며, 지난해 9월에는 북한 강원도와 황해도 홍수 피해지역에 미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금으로 구입한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또 2007년 4월에는 미 그래미상 수상 밴드인 캐스팅 크라운스(the Casting Crowns)의 평양 방문 공연도 성사시킨 적이 있다. 캐스팅 크라운스는 당시 평양 공연 때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함께 평화를 상징하는 북한 가요인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를 불러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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