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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천국' 예고하는 인터넷 주소체계 IPv6

중앙일보

입력

정보통신부가 지난 24일 현재의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4를 대체할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 IPv6의 도입을 추진키로 결정함에 따라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IPv6가 도입되면 우리의 일상생활에까지 적지않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IPv6가 정착되면 각 가정에 있는 냉장고와 세탁기, TV 등 모든 기기에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각각의 IP주소가 부여된다. 이 경우 각 기기는 유무선 정보통신망에 연결돼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한 디지털 TV와 인터넷 냉장고, DVD, 디지털 비디오 등의 차세대 가전제품을 의미하는 정보가전의 시대를 열게 된다.

정보가전이 현실화되면 컴퓨터 이외의 PDA나 인터넷TV,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휴대용 단말기를 사용해 외부에서도 업무를 지속할 수 있고 집안 어느 곳에서도 동일한 데이터와 영상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또 가정의 네트워크는 ADSL(비대칭 가입자망)이나 CATV, B-WLL(광대역 무선가입자망) 등 외부 인터넷망과 연결되는 홈네트워킹으로 완성돼 가정과 사회의 완벽한 정보유통이 가능한 `정보화의 낙원''이 이뤄진다.

IPv6전문 벤처기업인 ㈜아이투소프트(www.i2soft.net)의 김성일 사장은 "앞으로 3-5년내에 모든 가전제품이 디지털화될 것이며 이들은 상호간에 네트워크로 묶여 2010년이면 생활의 대부분이 앉은 자리에서 제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과 가정생활을 연결하는 홈네트워킹의 부상은 필연적인 상황" 이라며 "아울러 홈네트워킹의 플랫폼으로서 정보가전의 역할 또한 더욱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IPv4는 인터넷 이용자의 급증과 이동전화, 정보가전 등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오는 2008년께 완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적으로 42억개의 IPv4 주소공간 가운데 50%가 이미 할당된 상태다.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인터넷 후발 국가들은 IPv4 체계에서 할당받은 주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실정이다.

그러나 IPv4가 12자리(32bit) 체계인데 반해 IPv6는 32자리(128bit)로 지구를 1㎟의 정육면체로 나눴을때 각각의 정육면체에 3억개의 IP가 할당될 수 있을 정도로 IP주소 부족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다. 이 경우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가전기기에 IP를 할당할 수 있어 진정한 네트워킹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것.

그러나 전반적인 국내의 환경을 고려할 때 미래에 대한 막연한 장미및 환상에만 머무러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정보가전과 홈네트워킹이 현실화돼 한 가정의 모든 기기에 IP가 배정되면 회사에서 IP를 관리하듯이 가정에서도 IP를 관리하고 통제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분산된 데이터나 장치 등을 공유하기 위한 구조인 서버에 대한 개념정립도 필요하며 어떻게 각 기기들을 연결해서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

벤처컨설팅 업체인 인터네티즈의 김종범 이사는 "정부와 관련 업체들이 IPv6와 홈네트워킹 등 차세대 핵심기술에 대해 얼마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철저하게 준비하느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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