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빅3, 경품·사은행사 '과당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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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창립, 개점 등을 기념해 일제히 사은행사에 돌입하는 백화점들이 이에 앞서 `바람몰기' 경품 행사를 진행하면서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행사를 불과 1주일 앞두고도 사은행사 내용을 철처히 비밀에 부치고 있으며 관행이던 매출자료 교환도 23일부터 중단했다.

이들 3사는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경품 제공과 염매 행위 실태에 대한 직권조사에 들어감에 따라 사은행사의 '수위'를 조절하느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27일부터 사은행사 전까지 이미 창립, 개점 등을 명분으로 상품권을 '대량 살포'하는 경품 행사를 벌이고 있어 3일부터 사은행사가 본격 시작되면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먼저 경품 행사를 시작한 곳은 신세계백화점. 이 백화점은 지난 25일까지 본점을 비롯한 서울 4개점에서 개점 70돌을 기념해 '100% 당첨 경품 행사'를 열고 50만원, 1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최고 30만원권 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했다.

이어 27일부터는 자사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구매와 관계없이 머그컵, 라면에서부터 김치 냉장고, 평면TV까지 사은품으로 내걸고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롯데백화점도 27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에서 창립 21돌을 내세워 100% 당첨 사은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5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최고 50만원 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또 창립 특보, 기획상품전, 특별초대전 등 다양한 이름을 내세워 세일과 똑같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백화점 3사는 경품행사가 끝나는 2일 밤 일제히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시작하면서 3일부터 사은행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기가 불안한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도 백화점 업계의 이같은 과당 경쟁이 치열해지자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월부터 100만원 이상 경품은 제한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을 어기고 과징금을 물더라도 매출을 올리려는 백화점들의 행태를 제한할만한 방법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상품권을 경품으로 내걸고 반짝 행사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며 '해마다 되풀이되는 악순환이지만 이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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