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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한국, 인도네시아와 비겨도 8강

중앙일보

입력

1무 1패를 기록하며 조 3위로 처진 한국 대표팀이 20일 새벽(한국시간) 인도네시아와 B조 예선 최종전을 갖는다. 전력상에서 한 수 위에 있고 선수들도 이대로 무기력하게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또한 오늘 새벽 열린 A조 최종전에서 태국이 레바논과 1 - 1로 비기면서 승점 2점(골득실 -2)을 확보해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승점 1점만 보태도 골득실에서 앞서기 때문에 8강에 진출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목적은 무승부가 아니다. 스트라이커로 세 명을 포진시키는 강수로 최대한 많은 골을 넣을 심산이다. 조 3위로 올라가면 A조 1위인 이란과 8강에서 맞붙고 2위로 올라가면 C조 2위가 확실시 되는 사우디와 대결한다. 사우디도 강팀이지만 한국으로서는 지난 96년 대회 8강전에서 2 - 6으로 대패했던 이란은 일단 피하고 보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그보다 인도네시아 전에서 다시 한번 졸전을 벌인다면 대표팀은 빗발치는 팬들의 비난을 더 이상 면할 길이 없다. 이미 두 차례 졸전으로 감독 경질에서부터 축구협회 임직원 사임에 이르기까지 축구팬들의 다양한 비판이 국내 축구관련 웹사이트의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때문에 대표팀은 인도네시아 전에서 최상의 전력을 가동시킨다.

수비에는 중국전에서 퇴장 당했던 홍명보와 부상에서 회복한 김태영이 합류한다. 강철도 선발로 출장할 예정이다. 대인마크와 수비 조직력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던 수비진을 경험이 많은 노장 선수 위주로 재편한 것이다.

또한 지난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박진섭 대신 최성용이 우측 윙백으로 선발 출장한다. 좌측에는 이영표가 포진하고 중앙에는 김상식과 박지성이 선발 출장한다.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 명의 공격수를 포진한 것도 색다르다. 변함없이 이동국과 설기현이 최전방에 서고 노정윤이나 유상철도 전방 스트라이커로 전진 배치된다.

인도네시아를 한 수 아래로 보고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3-4-3전술을 택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보여준 한국의 경기력을 되새겨볼 때 오히려 위험부담이 많은 전술이기도 하다. 90분 내내 한가지 공격형태밖에 보여주지 못했던 쿠웨이트 전을 생각한다면 의외의 역습에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이 부분은 결국 노련한 수비수들의 몫이다. 그들이 인도네시아의 역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봉쇄하느냐에 따라 전술을 변형한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특히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위리안토는 경계대상 1호.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지난 68년 이후 인도네시아에게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대 전적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비난 받을 만큼 현 국가대표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비록 비겨도 8강에 진출하는 한국이지만 어떤 경기를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한 한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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