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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 가로수 은행 관리 백태

중앙일보

입력

광주시내 가로수 은행나무 관리가 지역에 따라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나무 열매가 술 안주 등으로 인기를 끌면서 은행을 따려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구 (區)
별로 관리 방침이 다르다.

광주 동구의 경우 4천3백여그루의 은행나무가 있다. 이 가운데 열매를 딸 수 있는 것은 1천여그루. 동구측은 최근 이들 은행을 한 민간업자 金모 (52)
씨에게 수의계약을 통해 2백20만원에 넘겼다.

지난 해에는 매각 공고를 냈으나 나서는 사람이 없이 방치했었다. 일손이 많이 가는데다 작업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金씨는 당초 수확량을 3t 정도로 기대했으나 도둑 (?)
을 맞는 게 많아 2.5t을 예상하고 있다.

인부 10명으로 한 달 가량 작업할 예정이었으나 기간을 단축, 이 달 중순까지 끝낼 계획이다. 은행 판매수익보다 열매에서 나오는 엑기스 상품화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있다.

金씨는 "㎏당 3천원 정도 받을 수 있어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장대를 들고 나와 몰래 따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 라며 "구청에 은행을 지켜줄 것을 호소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다" 고 말했다.

광주 북구는 1만2백여그루의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으나 심은 지 20년이 지나 은행을 딸 수 있는 나무는 2백여그루에 불과하다.

북구측은 일찌감치 은행나무 관리지침을 마련했다. 대부분 어린나무인 만큼 앞으로 관리를 잘하는 주민에게 은행 채취권을 주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김재균 구청장은 "나무를 직접 키우면서 지역사랑의 마음을 한층 깊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은행나무가 적은 남구는 그대로 두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강제로 열매를 따내기보다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도시인들이 자연의 섭리를 배우는 게 낫다는 주장이다.

광주 서구.광산구는 은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관리 지침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천창환 기자<chunc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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