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외국 게임유통사 국내 진출 임박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인터플레이사(社) 등 해외 대규모 게임유통사들이 연내 잇따라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게임시장을 놓고 이들의 '한 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세계 게임시장에서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국내에 상륙한 업체는 지난 98년10월 국내 직판사인 EA코리아를 설립하며 진출한 미국의 EA사(社)로 '타이베리안 썬'을 국내에만 20만장 판매하며 입지를 굳혔다.

EA사는 '타이베리안 썬'에 이어 자사가 개발한 축구게임 '피파2000'을 1년여만에 10만장을 판매하는 성과를 올리는 한편 이 게임을 국내 각종 게임리그의 '정식종목'으로 올려놔 국내에서 둥지를 트는 데 성공했다.

또 전세계 50여개국에 1만6천여개의 매장을 보유해 지난해 5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미국의 대표적인 게임유통사 인터플레이도 연내 국내 지사설립을 위해 국내 게임관련업체인 K사와 접촉중이다.

이밖에도 연간 매출액 8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프랑스의 최대 게임유통사 인포그램 역시 국내 게임관련사인 W사 등을 대상으로 국내 지사장을 물색중이며 블리자드를 소유한 프랑스의 아바스인터랙티브도 국내 연락사무소를 준비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말로 예정된 외국 대형 게임유통사들의 진출을 대비, '빅4'와의 '줄대기'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한편 국내의 기존 소규모 게임유통사들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국 직배사가 국내에 진출한 영화의 경우와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밀어부치기 식'의 외국 대형 유통사의 진출은 결국 국내 게임시장에서 국내 대기업의 진출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즉 기존 국내 유통망을 보유한 소규모 게임유통업체를 대기업의 인수, 합병을 거쳐 또다른 '메이저'급 국내 유통사가 생겨나 국내 게임시장이 이들의 치열한 '덩치싸움'의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빅4'의 국내 진출로 그동안 무자료거래 등 전근대적인 국내 게임유통업체의 폐단을 끝내고 선진 유통기법을 도입할 수 있으며 대기업의 게임산업 투자를 유도해 대형 국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결국 외국 대형 게임 유통업체의 진출로 소비자들은 양질의 게임을 다른 나라와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장점이 있으나 국내 중소 게임 관련사들의 살아남기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이다.(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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