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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축구] 허정무 감독 거취 놓고 찬반 양론

중앙일보

입력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 처리를 놓고 축구계가 혼란에 빠졌다.

허정무 감독은 시드니올림픽에서 8강진출에 실패한 뒤 22일 귀국길에서 "책임을 통감하고 대한축구협회의 빠른 선택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입장발표에도 불구하고 1차전 완패와 조직력 와해 등 한국 축구의 한계를 드러낸 이번 대회에서 사표를 조속히 수리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자는 쪽과 그대로 이끌고 나가자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허 감독의 사퇴를 주장하는 쪽은 98년 올림픽대표팀 구성이후 2백여일이 넘는 합숙훈련과 각종 대회 참가 등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력 발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와 대표팀은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설기현과 홍명보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해 선수관리에 허점을 드러냈고 한정된 선수 기용으로 전력의 극대화를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허감독의 유임을 주장하는 쪽은 이번 대회가 한국으로서는 불운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비록 스페인에는 완패했지만 모로코와 칠레를 잇따라 격파했고 2승1패라는 성적을 거두고도 8강에 못오른 팀은 한국 뿐인 만큼 허감독의 그동안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10월12일 레바논에서 열릴 제12회 아시안컵선수권대회가 눈 앞에 다가온만큼 근시안적 대안으로 감독을 교체할 경우 팀 운영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는 지적이다.

찬반 양론에 대해 허감독과 함께 귀국한 조중연 전무이사와 노흥섭 기술위원장은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25일 기술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축구계 감독경질로 모든 일이 끝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집행부 인책도 따라야하는 것인지 여론이 분분, 어떻게 결말이 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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